신규 확진자 줄었지만 중증환자 늘며 깊어지는 고민(종합)

유럽 입국자 양성률 5%…입국자 격리 등 관리 강화
사망자 줄여라 중증 환자 신속 진료 체계 손질키로
  • 등록 2020-03-20 오후 4:25:27

    수정 2020-03-20 오후 4:31:5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이날까지 꼬박 2개월이 흘렀다. 지난달 17일까지만 해도 30명의 환자가 보고됐지만 18일에 31번 환자가 보고되면서 신천지대구교회에서 폭발적 환자가 확인됐다. 현재는 이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되어가고 있지만 이들로 인한 2~3차 지역감염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방역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분당제생병원 원장 포함 의료진, 환자 등 2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18일 오후 의료진이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콜센터 요양병원 등 확산 계속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0시 전일 대비 확진 환자는 87명 증가한 8652명을 기록했다. 이틀 만에 다시 두자릿수대로 감소했다. 집단발병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가세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 약 80.6%는 집단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기타 산발적 발생사례 또는 조사·분류 중인 사례는 약 19.4%다.

신규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은 대구로 34명이다. 대구 지역은 요양병원, 요양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하면서 대실요양병원 등의 환자 사례가 증가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대구지역 고위험 집단시설 79%의 진단검사가 완료됐다. 19일에는 요양병원 3개소에서 10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확진자가 확인된 대실요양병원에서는 10명의 종사자가 양성으로 확인됐다. 입원환자에 대한 검사는 하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 소재 콜센터 관련, 전일 대비 7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11층 직원 2명, 접촉자 5명이다. 이에 따라 8일부터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46명으로 늘게 됐다. 동일 건물 직원 92명(11층 89명, 10층 2명, 9층 1명), 접촉자 54명이다.

경기 성남 분당제생병원 관련 전일 대비 5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직원 2명, 가족 등 접촉자 3명이다. 5일부터 현재까지 40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직원 22명, 환자 7명, 보호자 등 6명, 병원 외 확진자 5명 등이다.

유럽 입국자 양성률 5% 中 입국자보다 높아

지역 내 확산과 함께 해외 유입 사례도 늘고 있다. 이날 기준 해외 유입 추정 사례는 총 86명이다. 이 중 유럽 유입이 50명이다. 유럽 입국자의 경우 양성률이 5% 정도 나왔다. 이는 그동안 특별입국절차를 거쳤던 중국과 홍콩, 마카오 입국자 양성률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정은경 본부장은 “최근에 이렇게 양성이 5%까지 나온 것은 유럽 지역사회 감염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유럽 입국자에 대해서는 조금 더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건강상태질문서 및 발열 확인 결과를 토대로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구분하고, 별도의 지정된 시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진단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에는 중증도에 따라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해 치료를 실시한다. 음성이면 내국인 및 장기 체류 외국인의 경우 14일간 국내 거주지에서의 자가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거주지가 없는 경우 시설격리를 실시한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체류기간 동안 능동감시를 통해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유럽에서 들어오는 입국자 숫자가 하루에 한 1000명 내외”라며 “최근 유럽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의 거의 한 80% 이상이 내국인이다. 그래서 대부분 국내에 거소지가 있고, 또 유학생이나 아니면 방문 이런 분들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은 자가격리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전국에 태풍급 강풍이 예보된 19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보건소 앞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강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의료텐트를 트럭에 고정시켜 운영하고 있다.
1명이 30~40명 집단 발병 유발

완치해 격리해제된 환자는 286명이 늘어나며 2233명으로 증가했다. 이같이 완치 환자가 늘고 있지만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부분은 큰 부담이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위중 환자는 60명, 중증 환자는 33명 등 총 93명이다. 이 중 상대적으로 완쾌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던 20대 중증 이상 환자가 2명이다. 특히 위중환자 1명은 자가호흡이 어려워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화장치)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는 사이토카인 폭풍에 노출된 정황이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명 사이토카인분비증후군은 면역계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병을 만났을 때 내부적으로 전면전을 벌이면서 백혈구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과다분비돼 다발성 장기부전을 일으키는 것이다. 코로나19에서만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메르스, 사스 등에서도 보고됐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40대 환자 1명이 위중한 상태다. 나머지 위중환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이다. 정 본부장은 “이분들에 대해 집중치료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망자 수는 3명 늘어 94명을 기록했다. 치명률은 1.09%다. 남성 치명률은 1.53%로 여성(0.81%)보다 높았다. 80세 이상 치명률은 10.0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령의 기저질환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열심히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을 강조하는 것은 대량으로 지역사회 감염자가 늘어나는 경우 의료기관에 과부하가 걸려 가장 취약한 어르신들이나 만성질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못 받아서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진료체계를 조금 더 정교하게 만들겠다”며 “응급실의 경우 중증응급의료센터나 이렇게 해서 동선을 분리하고 이런 의심되는 환자와 아닌 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체계, 의료체계를 신속하게 정비해서 코로나 의심환자와 일반적인 응급환자들, 중증환자들도 진료받을 수 있게 체계를 좀 신속하게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은경 본부장은 “젊은 사람들은 증상이 경증이거나 굉장히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고, 또 1명의 감염한자가 이런 밀폐된, 밀집된 시설에 노출됐을 때는 시설별 발병률이 30%가 넘는 높은 발병률을 보여주고 있는 특징이 있다”며 “1명의 환자가 하나의 집단발생을 유발하면 환자가 30명, 40명 이렇게 늘어나게 되고 또 그 환자로 인한 2차 전파, 3차 전파로 유행이 급속도로 증가할 수 있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그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선제적인 예방이 중요하다”고 사회적 거리 두기 동참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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