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구조공단, 외연확장 나선다…김진수 이사장 "공익소송·상담기능 강화"

지난해 9월 취임해 내부 노노·노사 갈등 완화
개인파산·임대차분쟁 사건 늘어
"양질 서비스에도 모르는 국민 많아…서비스 홍보 강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등 공익 사건 발굴해 입지 강화
  • 등록 2021-08-02 오후 4:07:14

    수정 2021-08-02 오후 9:28:5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에게 무료 법률구조 서비스를 제공해 온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어느덧 설립 34주년을 맞았다.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법률구조공단 역시 지난해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공단은 이를 계기로 접근성과 기능을 확대해 법률구조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김진수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에 방문해 올해 공단 중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에서 김진수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만나 코로나19 이후 법률구조 서비스의 변화와 향후 공단이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김 이사장은 공단 내 직렬 간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취임했다. 선뜻 이사장직을 맡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검사 시절 국민권익위원회에 파견돼 법률구조 제도에 관심이 생겼고 공단에서도 비상임이사 활동을 한 경험을 살려 이사장 직을 수락했다.

김 이사장이 가장 먼저 해결에 나선 것은 내부 갈등이었다. 김 이사장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직렬 간, 노사 간 갈등관계 해소를 최우선 해결과제로 두고 각 노조대표를 수시로 만나 격의 없이 소통과 이해를 구했다”며 “노조들과 단체교섭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현재 노노간 노사간 관계는 상당히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이 다음으로 집중한 것은 서비스 홍보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특정 분야에 대한 법률구조 수요가 늘었지만 여전히 대다수 국민들이 공단의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거나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분야가 개인파산 사건이다.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사건은 5만 379건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 중 공단 실적은 4164건으로 전체 사건 대비 8.3%에 불과하다.

지난해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공단에 접수된 전·월세 계약 갱신이나 보증금 상한제 관련 분쟁 조정 건수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절대적인 사건 수 자체는 200건이 채 안됐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개인 파산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면서도 “흔한 오해 중 하나가 공단 서비스가 외부 변호사 대비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단은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고 절차도 간소하고 전담 인력이 있어 더 세세한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 무료다”며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 역시 수수료가 소액이고, 조정 기간이 짧고 법원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고 있어 당사자 만족도가 크다”고 강조했다.

몰라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국민을 위해 공단은 접근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카카오톡으로도 법률상담 예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사용자 편의를 제고하고 화상 상담, AI 법률상담서비스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또 서비스 수요자가 찾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서비스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그 첫 단추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법률구조사업’이다. 공단은 지난 5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및 유족 중 제대로 구제받지 못한 이들에 대한 법률구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건처럼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공익사건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사건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내부적으로는 공단 예산상 문제점을 분석해 경영 내실을 강화할 방침이다”며 “동시에 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법률구조사업 발굴을 위해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위한 본부에 법률지원단을 설치하여 공익적 기획소송 등을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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