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은 전날 저녁 시내 모처에서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전반적 이슈에 대해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독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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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장이 정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설득하며 결단을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 회장 역시 이 회장에게 요구사항 등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이 어려운 점을 인정하며 “시장 상황과 환경이 바뀌어도 서로 협의하고 믿으면 많은 것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 회동이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이 이 회장의 요청에 응한 형태여서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거래종결 시한을 6개월 후인 이달 27일로 정했다. 다만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승인심사 등 인수 선결조건에 따라 거래종결 시한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오는 12월27일까지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은 HDC현산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30.77%를 주당 4700원, 총 3228억원에 인수한 뒤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내용이다.
HDC현산은 총 6개국에서 진행되는 기업결합승인심사 중 러시아의 승인을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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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은 입장문에서 “계약체결 후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인수대금 인하를 요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반면 인수가격 인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구주 인수가격을 깎게 되면 매각대금이 줄어드는 금호산업이 반발할 게 분명하다. 공식 입찰을 거쳐 확정된 금액을 깎아준다면 특혜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