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와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은 이해찬 당대표.(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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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의원총회에서 진행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서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선거제 개편을 위한 시간이 두 달 밖에 남지 않아 세부쟁점을 논의하기도 촉박한데 여당이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연 뒤 ‘과감한 선거제도 개혁으로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꿔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비례성·대표성 강화, 선거제도와 정당개혁 병행, 민주적 공론과정 중요 등 원론적 내용만 담겼을 뿐 △의원정수 확대 △연동형 비례제 적용방법 △지역구 선거방법 등 세부 쟁점에 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 관련 내용은 취재진을 내보내고 비공개로 논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은 김종민 정치개혁특위 민주당 간사가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여러 입장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의원들이 이해하는 시간”이라며 “큰 방향에 공감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세부쟁점을 논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당 혼자 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고 다 같이 논의할 문제”라며 “오늘 입장문은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편)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그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을 당론으로 내세워 왔음에도 불구, 의원총회에서 원론만 재확인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제 개편안을 처리키로 합의, 남은 시간이 두 달 밖에 없는 촉박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한가하다는 지적이다.
세부쟁점을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도 아니다. 정개특위 간사들이 3가지 선거제 개편안(案)을 만들어 전체 국회의원에게 공지한 데다 당 지도부가 의원정수 확대, 지역구 의석 축소 등 주요쟁점에 대해서 공식 입장을 밝힌 것도 여러 차례다. 이해찬 대표는 이달 초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의원정수 확대는 국민적 반감이 커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선거제도 기자간담회’에서 “비례대표 100석을 만드는 방법이 (현 300명에서)353명으로 의원정원을 늘릴 수도 있지만 지역구를 200석으로 줄이는 방안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제 개편이 절박한 야3당은 민주당 의총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과감한 선거제도 개혁을 바란다며 성명을 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성명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이라며 “‘난 할 수 있다’고 주문을 외울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대한민국 선거제도의 책장을 넘겨야 한다. 한 장이라도 넘기고 말해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