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0弗 간다고?…떨고 있는 '정·화·조'

유가, 2월 잠시 반짝했지만 3월 들어 다시 하락세
1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이어져
"상반기까지 의미있는 실적 개선 어렵다"…주가 동반 부진
  • 등록 2015-03-18 오후 4:49:31

    수정 2015-03-18 오후 4:49:31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환호를 내지르고 있지만 유독 웃지 못하는 업종이 있다. 일명 ‘못난이 삼인방’으로 불리는 정유·화학·조선(정·화·조)다. 잠시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타면서 정화조로 대표되는 유가하락 피해주가 떨고 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은 전 거래일 대비 2.44%(3000원) 하락한 1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부터 유가 하락세가 주춤한 조짐을 보이자 지난 10일에는 13만1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가가 다시 내림세를 타면서 주가 역시 불과 6거래일 사이에 8.4% 곤두박질쳤다.

대우조선해양(042660) 역시 1.36% 빠졌고, 정유업종 대표주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1.96%, 에쓰오일(S-Oil)은 1.3% 각각 내렸다. 또 LG화학(051910)은 0.44%, 롯데케미칼(011170)은 3.05% 하락했다.

지난 13일부터 대형주를 중심으로 9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도 조선주에 시큰둥한 모습이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 순매도 종목 상위권에는 삼성중공업(010140), 현대미포조선(010620), 현대중공업 등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기관 역시 본격 매도를 시작했던 지난달 26일부터 현재까지 SK이노베이션, LG화학, 에쓰오일, 대우조선해양 등 정유, 화학, 조선 업종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은 물론, 바닥이 어딘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급락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는 지난 1월 45달러 선에서 바닥을 찍은 이후 2월 한 달간은 반등 추세를 보이며 53달러 선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유가는 이달 들어 재차 하락하면서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2센트 하락한 43.46달러에 거래를 마감,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아 정확한 전망을 하기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유가는 올해 4분기 초까지 공급 과잉에 의해 약세를 보이며 장기적으로 저점을 높여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하락 지속 전망은 정유, 화학, 조선 업종의 1분기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유업종의 연초대비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4.47% 낮아졌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연초대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61.59%나 줄었다.

조선업종 분위기는 더욱 우울하다. 조선업종 전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만도 연초대비 32.75% 줄어들었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은 연초만 해도 올해 1분기 441억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9억8000만원 영업손실로 뒤집힌 상태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해양자원개발 투자 연기, 취소 등 수요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상반기까지 의미있는 실적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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