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불확실성 큰 공포"…최상목 "맞춤형 기업 지원 집중"(종합)

대내외 불확실성 속 경제계 신년인사회
이재용·구광모·정의선 등 총수들 참석
경제계 "차세대 성장 동력 지원 필요"
崔대행 "범정부 역량 집중해 체계적 대응"
"반도체법 입법 위한 논의도 적극 참여"
  • 등록 2025-01-03 오후 5:46:25

    수정 2025-01-03 오후 5:53:14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탄핵 정국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경제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경제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경제계는 미래 성장 모멘텀을 위해 근본적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고, 정부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도체특별법, 전력망법 등 핵심 경제 법안 통과에 힘을 모으겠다고 화답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 권한대행, 최태원 대한상의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사진=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경제계 최대 규모 새해 행사인 신년인사회는 지난 1962년 시작한 이후 올해로 63회를 맞았다.

올해 신년인사회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계·정부·정계·주한외교사절 등 사회 각계 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그룹의 기업인들도 함께 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38분께 대한상의를 찾았다. 이 회장은 올해 반도체 경기 전망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행사장에 들어갔다. 조원태 회장,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수석부회장, 허태수 회장도 오후 3시 20분께부터 차례로 모습을 비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경제단체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자리했다. 손경식 회장은 이날 행사장에 들어서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관련 불확실성 타개 방안에 대해 “기업인들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하는 등 뒤에서 상당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류진 회장은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상황에 대해 “두 배로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며 “경제가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인사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김문수 장관은 경제 불확실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정국이 안정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계 인사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차규근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함께 했다.

특히 이날은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 로베르트 리트베르흐 주한네덜란드상의 회장, 오스트리아, 필리핀,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이스라엘 등 50여개 주한 외교사절이 함께 했다. 노동계에서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축하의식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계에서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최태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조속한 국정 안정화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계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경영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파괴적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의 토대를 다질 것”이라고 했다.

또 규제 혁신 등을 통해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경직적인 노동시장, 포지티브 규제 환경에선 혁신의 씨앗이 자라날 수 없다”며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대규모 지원과 함께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유연하고 과감한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이 맞물리며 경제인 여러분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체계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수출·투자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기업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규제 혁파 등 미래 신산업 육성에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반도체법, 전력망법 등 핵심 경제 법안의 신속한 입법을 위해 여야정 협의체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계·정부 관계자들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경제단체장들은 “우리에겐 고난을 기적으로 바꿔냈던 DNA가 있다”며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핵심 주체는 결국 기업”이라고 했다. 이어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민생, 도약, 성장, 희망, 혁신 등 11가지 새해 소망을 담은 등불을 밝히며 올 한해를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매듭을 지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대한민국 경제를 향한 마음과 의지만은 모두가 같을 것”이라며 “뱀이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듯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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