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진, 강박장애 치료 실마리 제시

강박행동 뇌 회로 규명과 분자적 기전 발견
  • 등록 2024-01-08 오후 7:00:00

    수정 2024-01-08 오후 7: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고려대 연구진이 우리 뇌에 있는 많은 회로 중에서 편도체로부터 선조체로 연결되는 회로의 특성을 알아내고, 강박장애를 치료할 실마리를 제시했다.

고려대 연구진. 윤봉준 교수(왼쪽과 이인범 연구원(오른쪽).(사진=고려대)
윤봉준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기저외측 편도체·등내측 선조체 회로의 활성화가 불안을 증가시키고, 강박행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중 선조체에 있는 도파민 D1 수용체가 이러한 현상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러한 강박행동이 편도체·선조체 회로의 활성과 억제를 통해 조절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편도체는 대뇌 변연계에 있는 부위로 감정 조절과 함께 공포 학습, 기억에 역할을 한다. 가령 편도체에 손상을 입으면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연구팀은 편도체가 신호를 보내는 여러 부위 중 강박장애와 유관질병들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피질·선조체·시상·피질 회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선조체에 초점을 맞춰 광유전학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편도체와 선조체를 연결하는 회로가 활성화되면 불안도가 커지고, 강박행동이 유발됨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계속 강박행동을 보이는 마우스 모델을 개발했다. 마우스 모델은 편도체·선조체 회로를 오랜 기간 활성화시켜 여러 강박행동을 유발하도록 제작됐다. 이 강박행동들이 회로의 인위적 활성화가 멈춘뒤에도 장기간 유지됨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강박장애의 다양한 증상들을 나타내는 마우스 모델이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발견은 강박장애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은 강박행동을 나타내는 모델마우스에 강박장애 치료제로 많이 쓰는 ‘클로미프라민’을 투여한 결과, 강박행동이 사라졌다.

윤봉준 교수는 “편도체·선조체 회로의 역할을 규명하고, 강박행동이 일어나는 뇌신경회로 기반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한 발 더 다가섰다”며 “동물 모델과 연구 결과가 강박장애와 함께 강박행동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다른 질병에도 치료법이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8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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