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는 운전을 못할까? [데이터인사이트]

최근5년 교통사고 가해자 데이터 분석해보니
교통사고는 '20세 이하'가 가장 많이 내지만
76세 이상 고령층에서 '사망 사고' 급증
여성은 전연령대 남성보다 사고 덜 내...'김여사'는 없다
  • 등록 2023-11-23 오후 6:16:50

    수정 2023-11-24 오전 8:54:32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에서 80대 운전자가 보행자 3명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고령 운전자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명 ‘김여사’라는 표현으로 여성 고령 운전자가 운전에 서투르다는 인식이 강하기도 하다. 정말 ‘김여사’는 운전을 잘 못할까.

가해 운전자의 성별, 연령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 각 연령별, 성별 운전면허 10만개 당 사고가 발생한 건수다.(그래픽=김혜선 기자)
23일 이데일리가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를 통해 최근 5년(2018~2022년) 성별·연령층별 교통사고 가해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를 많이 내는 연령층(5세단위)은 ‘20세 이하’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사망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교통사고는 고령일수록 더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교통사고 자체는 ‘20세 이하 남성’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일어났다. 20세 이하 남성은 연평균 10만대 당 1676건의 사고를 일으켜 다른 연령대를 압도했다. 실제로 필수 보험이 아닌 운전자보험은 만21세 미만 가입자는 보험 가입을 거절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보다 더 교통사고를 자주 일으켰고, 50대부터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고를 더 자주 일으키는 경향을 보였다. 남성 운전자는 41~45세 구간(10만대 당 613건)에서 교통사고를 가장 덜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76~80세 구간에서 10만대 당 443건의 사고를 일으켜 고령층에서 가장 많은 사고를 일으켰다. 여성 운전자도 50대 이상 연령대가 높은 운전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고를 냈지만, 모든 연령의 남성보다 사고를 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 운전자의 성별, 연령별 교통사고 사망자수. 각 연령별, 성별 운전면허 10만개 당 사망자 발생 수다.(그래픽=김혜선 기자)
다만 사망자가 발생하는 치명적인 교통사고의 경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자주 발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20세 이하 남성의 경우 연평균 10만대 당 115명이 발생해 사망 교통사고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남성은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10만대 당 사망자가 많아지다가, 76세를 기점으로 10만대 당 181명으로 급증한다. 여성 운전자의 경우 모든 남성 연령대보다 사망 사고를 덜 일으켰지만, 고령에 가까울수록 사망 사고가 더 많이 발생했다.

한편,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만 65세~70세 사이에서 면허를 반납할 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부산에서 고령자 면허증 반납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 이후 전국으로 확대됐다.

다만 실제로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층은 매우 적은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은 11만 2942명으로 매 해 늘고 있지만 반납 비율은 지역별로 0.5~3% 수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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