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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오는 23일 회의를 열고 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는 23일 주총을 열고, KB·우리·하나금융지주도 일제히 오는 24일 정기 주총을 개최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7.69%), KB금융지주(7.95%), 하나금융지주(8.78%), DGB금융지주(10.05%) 등 금융지주사들의 최대 주주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CIO) 등 수장들이 KT(030200)와 포스코(005490), 금융지주 등 소유 분산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적한 만큼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이 외에도 우리금융지주(316140) 주총에서 임종룡 회장 내정자 선임 안건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임 내정자는 최종 후보로 낙점된 이후 정식 취임도 하기 전에 전면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개편을 단행하는 등 이미 경영에 본격 돌입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ISS가 임 내정자의 선임에도 찬성 의견을 밝히자 안건 통과를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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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ISS의 권고에도 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면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에서 일차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지만, 기금운용본부에서 결정하기 곤란하다고 판단한 일부 안건에 대해선 수책위에 결정을 위임하고 있다. 또한, 수책위원 3분의 1 이상이 수책위에 회부할 것을 요구한 건도 수책위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 등이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등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진 내정자 선임을 반대하자 관치 논란이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난 위원들로 구성된 수책위가 투자 기업의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사장과 CIO가 특정 기업을 언급하며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수책위는 그와 별개로 움직인다”며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독립된 조직으로서 매번 회의를 통해 안건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