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 · 김효재 교수팀은 꿈을 꿀 때 이상행동을 하는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와 일반인의 정신건강상태를 분석한 결과,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을 경우 일반 집단보다 우울증, 감정표현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다고 26일 밝혔다.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 단계가 번갈아 4~6차례 반복되며 이루어진다. 잠이 들기 시작할 때부터 깊은 잠에 빠지기까지의 비렘수면 단계에서는 눈동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뇌의 활동도 느려지지만,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눈꺼풀 밑에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고 뇌가 활발하게 활동한다.
전체 수면의 약 25%를 차지하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원래 신체 움직임이 거의 없다. 이때 신체 근육의 힘을 조절하는 뇌간에 문제가 생기면,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은 각각 자가 설문 형식의 ‘벡 우울척도 검사(BDI, Beck Depression Inventory)’, ‘토론토 감정표현상실 규모 검사(TAS-20, 20-item Toronto Alexithymia Scale)’로 진단했다.
검사 결과, 렘수면 행동장애 집단 중 경도 우울증 이상으로 진단된 비율이 50%(43명)로 일반집단 34%(25명)보다 약 1.47배 높았으며, 감정표현불능증 의심으로 진단된 비율이 31%(27명)로 일반집단 19%(14명)보다 약 1.63배 높았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의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도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이 렘수면 행동장애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렘수면 행동장애는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과학 전문지인 ‘슬립 메디슨(Sleep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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