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 들어 터키에서 발생한 테러가 벌써 6번이다. 터키 수도인 앙카라와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에서 차량 폭탄 테러, 자살 폭탄 테러가 잇달아 일어났다. 이번엔 유럽에서 세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이 타깃이 됐다.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이 번갈아가며 테러를 자행하면서 한때 관광대국이었던 터키는 테러위험이 늘 도사리는 국가가 됐다.
28일(현지시간) 밤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3명의 테러범이 자살 폭탄을 터트리는 테러를 감행했다. 이들은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후 소지하고 있던 폭탄을 터트렸다.
비날리 일디림 터키 총리는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36명이 목숨을 잃었고 상당수가 부상을 당했다”며 “부상자 중 일부는 중태”라고 말했다.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은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공항이다. 터키의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거점 공항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6100만명 이상이 이용했다. 테러 효과를 극대화하기에는 적합한 장소였던 것이다.
터키에서는 올 들어서만 6건의 대형 테러가 발생했다. 올해 1월12일 이스탄불 유명 관광지인 블루모스크 근처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이번 공항 테러까지 포함해 이스탄불에서 총 4건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앙카라에서는 관공서나 경찰차를 겨냥해 2건의 차량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이처럼 터키가 테러범들의 활동 무대가 된 것은 정치적, 지리적 상황 때문이다. 우선 전 세계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IS가 본거지로 삼고 있는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유럽으로 가기 위해 국경을 넘어 터키로 들어온 난민 중 IS 대원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터키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주도의 IS 격퇴에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IS의 타깃이 됐을 수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간 대통령은 “이번 테러는 무장단체를 상대로 전 세계가 싸우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신성한 라마단 기간에 일어난 만큼 테러리즘은 신앙이나 믿음과는 상관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타튀르크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는 전 세계 어느 도시, 어느 공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모든 국가가 테러리즘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