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 특검법 위해 `구명조끼` 입은 청년들…"거부권 멈춰"

국무회의 앞두고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
“채해병 순직 1주기 부끄럽지 않게 맞이 해야”
“거부권시 다시 모일 것…청년 버리지 말아야”
  • 등록 2024-05-13 오후 8:01:50

    수정 2024-05-13 오후 8:01:5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청년·대학생 100여명은 ‘채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저지를 위해 용산 대통령실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거부권 행사시 다시 모일 것”이라며 채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다.

‘채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저지를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인 청년·대학생 100여명이 13일 특검법 통과를 호소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채해병 특검 거부권 저지를 위한 청년·대학생 긴급행동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내일(14일) 국무회의를 앞두고 거부권은 절대 안 된다는 청년들의 분노의 경고”라며 “채해병 순직 1주기를 부끄럽지 않게 맞이하려면 5월에 반드시 특검이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모인 이들은 모두 빨간 구명조끼를 입은 채 각자 작성한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를 제안한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구명조끼를 입은 이유에 대해 “조끼 없이 수색작업을 했던 채해병을 애도하고, 구명조끼 하나 입히지 않았던 국가에 책임을 묻기 위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각자 ‘더 이상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 ‘나였을 수도 있어, 거부권 거부’, ‘채해병 특검법 거부권을 거부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청년들은 우리의 친구, 가족이었던 채해병 사건에 대한 충분한 진상규명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군 예비역이라고 밝힌 황진서씨는 “우리나라 국민 중 자신이 군인이었거나 친구, 가족이었던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청년들을 군에 데려간 대한민국 정부는 청년들이 안전하게 군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보호해야 한다. 만약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철저히 조사하고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 등도 함께 했다.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연주씨의 언니 유정씨는 “채해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윗선’이 개입한 정황은 날이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를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정부의 노력 또한 더욱 짙어지고 있는 현실이 통탄스럽다. 습관성 거부권 남발에서 벗어나 청년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당일 오후 6시 같은 자리에 모여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경고했다. 손 전 대변인은 “거부권이 행사된다면 여기 한 번 더 모이기로 하자”며 “청년을 버리고 진실을 숨기는 것이라고 항의하고 규탄하고 행동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2일 채해병 특검법은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는 것이 옳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채해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법정 기한은 22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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