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국내 재계의 맏형격이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대통령 경제사절단 주도권을 가져오는가 하면 MZ세대와의 소통에 나서며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장기 발전안의 첫 프로젝트인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이르면 이달 말 시작할 것으로 보여 4대 그룹 총수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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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합류 후 중장기 발전안을 시행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앞서 미래발전위원회가 2월 초 발표한 중장기 발전안의 첫 키워드가 국민 소통인 만큼 타킷을 MZ세대로 한 사업 구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신사업은 김병준 대행 취임 직후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CSR팀이 담당한다. CSR팀에선 기존 ESG사업을 비롯해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 토크콘서트, 경제인 명예의전당 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
가장 먼저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사업은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다. 대기업 총수들과 청년층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재계 오너 경영자들이 MZ세대가 갖고 있는 고민을 두루 경청하고 경제계가 이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취지다. 이르면 이달 말 첫번째 행사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의 참여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사 섭외 이후엔 청중 모집과 세부 프로그램 기획도 예정돼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국내 모든 기업인을 대상으로 섭외 중이며 인지도가 있는 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MZ세대가 트렌드의 중심인 만큼 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앞으로 전 국민들한테 공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기업 오너일가만큼 MZ세대들이 관심을 갖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도 거론된다.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청년 전경련 자문단(일명 ‘청년전자’)을 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청년전자를 대학생, 사회초년생, 청년사업가, 청년자영업자 등 10명(만 18~34세)으로 구성해 전경련의 사업과 이미지 등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겠다 것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이들은 다음달부터 10월까지 6개월 임기 중 전경련 사업에 대해 수시로 모니터링한 후 장·단점과 MZ 관점 의견, 관련 사업 아이디어 등에 대한 자문 기능을 수행한다.
또 MZ세대를 대상으로 기업인 인식조사도 진행해 한국경제계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있다. 827명을 대상으로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7.9%가 가장 선호하는 경영진의 리더십 유형으로 직원과 함께 고민하고 개방적 의사소통을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소통형을 선택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의 접수를 받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맞물려 현지에 파견할 경제사절단 구성에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