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한 네이버(035420)의 손자회사 ‘크림(KREAM)’이 작년 말부터 명품거래를 시작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을 넘어 패션 관련 모든 상품을 다루는 ‘패션 슈퍼앱’으로 도약을 꾀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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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의 기존 럭셔리 플랫폼 발란·트렌비·머스트잇도 위협하고 있다. 발란의 상반기 거래액은 3812억원으로 크림의 절반 수준이다. 명품만 따지고 보더라도 크림의 거래액은 발란과 비슷하거나 조금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크림이 인기를 얻은 가장 큰 이유는 검수 능력이다. 스니커즈 검수로 쌓았던 신뢰도가 명품 거래에도 강점이 되고 있다. 기본적인 정가품 판단은 물론 봉제 불량, 제품 손상·오염 등까지 검수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크림 고시’라 불릴 정도다.
스니커즈 시장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명품으로 가져온 것이다. 크림은 2021년 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해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커뮤니티에서 상품 정보를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구매가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썼다. 60만명 회원을 보유한 명품 커뮤니티 ‘시크먼트’도 70억원에 인수했다. 스니커즈와 결은 다르지만 커뮤니티에 주목한다는 점에서는 기존과 비슷한 전략이다.
크림은 자회사 ‘팹’을 통해 시크먼트 회원이 자유롭게 명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신규 플랫폼 ‘시크’도 지난 6월 론칭했다. 시크는 크림과 달리 명품 중고품 거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앱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명품거래 플랫폼 중 가장 먼저 유니콘(기업가치 1조)에 등극한다는 각오다. 현재 크림은 기존 투자자인 펄어비스 등을 대상으로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명품을 경험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럭셔리 제품의 온라인 구매 허들이 낮아졌다”며 “크림의 거래액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정품 인증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