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제가 여수 사람입니다.” “이미 알고 있습니다잉.”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교수가 28일 여수 서시장을 찾아 시민에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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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여수 여객선터미널 일대 시장에서 김미경 교수를 소개하는 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라는 설명이 필요치 않았다. 김 교수가 이날 수산시장과 서시장에서 만난 시민 중 상당수는 이미 그가 여수 출신인 걸 알고 있었다. 한 행인은 김 교수가 등장하자마자 “친정에 왔네”라고 알은체를 했다. 인사를 받으면서 그가 유년 시절 실제 거주했던 ‘돌산’이라는 지명을 거론하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상인들은 “이미 우리는 구면”이라며 김 교수와 만났던 과거 기억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호남의 사위’라는 수식어를 얻은 덴 처가의 지분이 컸다.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3살이 되는 해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여수에서 자랐다. 그의 부친은 여수에서 30여년 양조장을 운영하며 여수로타리클럽 회장, 국제로타리클럽 3610지구 총재 등을 지낸 지역의 명망가였다. 2016년 대선 당시 안 후보가 호남에서 28.06%이라는 이례적인 득표율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김 교수가 방문한 두 시장은 800m 정도 떨어져 있다. 지도를 검색하면 보통 걸음으로 9분께 걸린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날 김 교수는 이 거리를 걷는 데 꼬박 90분을 썼다. 그러면서 지난 사흘 중 가장 큰 목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했다.
여기선 안 후보에 대한 아쉬운 소리도 나왔다. 주로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밝힌 사람들이었다. 한 시민은 “이번엔 진짜 단일화를 안 하느냐”고 재차 확인했고, 김 교수는 그때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이 야속하다며 눈을 흘기는 상인에겐 “저희 남편은 그걸 철폐해야 한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교수가 28일 여수 서시장을 찾아 시민에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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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부분은 김 교수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모습이었다. “고생이 많다”며 어깨를 두드려주는가 하면, 뒤에 대고 “안철수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한 상인은 “‘안철수를 부탁합니다’라고 먼저 하고 악수를 해야지 그 말도 못하고 손만 내민다”며 딸뻘인 김 교수의 두 손을 꼭 감쌌다. “돌산 촌놈이 출세했다”는 농담도 들려왔다. “여수 사람이니까 내가 딱 찍어주겠다. 우리 집에서만 5표”라며 김 교수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전부 펼쳐 보인 사람도 있었다.
고향 민심에 힘입은 김 교수의 메시지는 시간이 갈수록 선명해졌다.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 “어려워도 끝까지 하겠다” “이겨서 돌아오겠다”는 마지막 외침으로 호남에서의 2박3일 단독 일정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