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수익률도 조회돼요"…핀테크 마이데이터 써봤더니

은행·증권·카드·보험 내역 등 2~3분 만에 연동
자동차·부동산 시세도 제공…가상자산 수익률도 조회
금융기관·서비스 대상 한정돼 “2% 아쉬워”
대출만 비교 가능…"규제 샌드박스로 허용 필요"
  • 등록 2021-12-02 오후 4:05:58

    수정 2021-12-02 오후 6:07:23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비트코인, 샌드박스 수익률과 시세도 봐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가 시작됐다. 은행권이 아닌 핀테크 회사들은 어떤 서비스를 선보였을까?

기상자산까지 조회…은행·카드·보험 내역 한눈에

핀크 앱에서는 가상자산(암호화폐)도 연결해 조회 가능하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 뿐만 아니라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등 최근 뜨거운 메타버스 관련 코인들도 검색해 추가할 수 있다. 다만 업비트, 빗썸 등의 거래소와 연동된 것은 아니라 코인 보유량, 매입단가 등을 직접 입력해야 한다.

핀크 관계자는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의 수익률과 현재 시세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샐러드에서 보내준 소비 리포트 알림을 확인하고 앱을 열었더니 본인 명의의 은행 잔고 뿐만 아니라 이달 카드 결제내역, 보험료 납입내역, 보유 자동차 및 부동산 시세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핀크 앱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수익률 및 시세까지 살펴본다.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의 막이 올랐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뱅크샐러드와 핀크가 지난 1일부터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고, 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토스 등은 12월 중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뱅크샐러드와 핀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앱을 깔고,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을 신청해야 한다. 서비스 동의 절차와 통합인증 절차를 거쳐 앱에 들어가면 은행, 간편결제, 카드, 증권, 보험, 자동차 및 부동산 등 실물자산 등 항목에서 자신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을 선택해 자산을 연동하면 된다. 통합인증 절차의 경우 뱅크샐러드는 자사의 인증서를 적용했으며, 핀크 앱에서는 공동인증서 외에 네이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연동할 금융기관을 선택하고 2~3분만 지나면 앱 화면에 은행 예·적금, 페이머니, 카드 납부예정 금액, 대출 현황, 자동차 및 부동산 시세까지 볼 수 있도록 펼쳐진다. 투자상품의 경우 펀드명, 상품구분, 투자원금, 수익률, 보유수량에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까지 확인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의 경우 기존에는 일일이 각 금융기관을 선택해 연동할 때마다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표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적용으로 처음 통합인증만 거치면 한 번에 연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후에도 추가 금융기관을 선택해 연결할 수도 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기존 스크래핑 방식에서는 10개 금융사 기준 연동시 평균 30분 이상이 소요된 반면,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연동 시간이 90% 이상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서비스 대상 한정 “2% 아쉬워”…대출만 비교 가능

아직은 시범 서비스 기간이라 모든 금융기관의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는다. 뱅크샐러드는 은행 5곳, 간편결제 2곳, 증권 1곳, 카드사 5곳 등과 연결할 수 있으며 보험사는 아직 연동이 안된다. 핀크의 경우 은행 19곳, 카드 15곳, 증권 11곳, 보험 12곳 등이 가능하다.

핀크 관계자는 “일부 금융기관이 빠져 있지만, 12월 내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샐러드는 트래픽 분산을 위해 신규 고객 중 일부에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작위로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라 당장 오늘 앱을 깐다고 해서 바로 되는 것이 아니라 며칠 후에 가능할 수도 있다. 뱅크샐러드는 신규 고객 중 서비스 대상을 점차 늘려가고, 기존 900만명 이용 고객에게도 이달 내 순차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여파로 보험, 펀드, 카드 등 맞춤형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뱅크샐러드나 핀크 앱에서 금융상품 항목에 들어가면 여러 보험, 카드, 펀드 등의 혜택과 상품 광고가 쭉 나열돼 있지만, 그 중에서 내 자산 및 소비패턴 등에 맞춘 적절한 상품을 추천받는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사실 이게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핵심으로 꼽혔던 부분인 만큼, 막상 마이데이터가 시행됐지만 규제에 막혀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현재 맞춤형 비교·추천 서비스는 대출상품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대출 모집인으로 등록하고 중개 행위를 할 수 있는 반면, 보험업법과 자본시장법상 전금업자나 마이데이타 사업자가 보험, 투자 중개업 등록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사 전속주의로 인해 신용카드 비교 추천 서비스도 제한되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보험, 펀드, 카드 등에 대한 진입규제를 낮추고, 당장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라도 맞춤형 비교·추천 서비스 재개가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 금융당국도 보험업법 시행령에 온라인 플랫폼 보험대리점 신설을 추진키로 했고, 전향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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