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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8일(현지시간)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홍콩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의 주식이 홍콩증시 전체 주가 변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6월 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홍콩증시에 2차상장했으며, 전체 주식의 22.4%가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다. 지난달 홍콩 2차상장을 통해 27억달러, 38억7000만달러씩 조달하며 성공적 데뷔를 마친 중국 게임엄체 넷이즈와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도 상장 이후 전체 주가 변동에서 각각 33%, 21% 비중을 차지했다. 그만큼 세 기업에 대한 주식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홍콩증시 2차상장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미 의회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상장폐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 5월 미국 회계규정 및 규제를 따르지 않으면 중국 기업의 상장을 폐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외국기업책임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미국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하면 거래를 금지하고, 미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 반드시 외국 정부의 소유인지, 외국 정부의 통제 하에 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원에서도 법안이 통과되고 나면 미국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는 중국 기업들은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WSJ은 신규상장사의 경우 상장 초반에 거래량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세 기업 모두 뉴욕증시에 이미 상장돼 있다며, 미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홍콩 시장에서 새로운 유동성을 창출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홍콩이 중국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 기업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홍콩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황을 띄고 있다. 앞서 CNBC는 지난 3일 올해 상반기 상하이 및 홍콩 증시의 IPO 건수가 작년보다 29% 증가했으며, 이를 통한 자금조달액도 72% 늘었다고 보도한바 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 IPO 건수가 각각 30%, 47% 줄어든 것과는 대비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가총액이 400억홍콩달러를 넘거나 △시가총액이 100억홍콩달러를 넘으면서 연간 매출이 10억홍콩달러를 넘는 경우에나 가능하다며,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11%에 불과하고 기준을 느슨하게 대호 많아야 22%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상폐를 당한 뒤 홍콩에도 상장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전략적 투자자 또는 사모펀드 등에 넘어갈 것으로 F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