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홍콩계 사모펀드인 젠투파트너스 펀드가 국내 판매한 1조3000억원 규모 펀드 환매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지난달 키움증권에 환매 연기를 통보한 데 이어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에도 환매를 유보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젠투파트너스는 판매사에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를 통보했다. 환매 연기를 통보 받은 한 판매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없이 비교적 안전하게 설계된 코리아 크레딧 펀드까지 포함됐는데, 레버리지 펀드인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 때문에 정상 펀드도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과 일부 은행들은 젠투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채권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 및 재간접 펀드 등으로 만들어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총 1억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신한금융투자(3990억), 키움증권(2625억), 삼성증권(1400억), 우리은행(902억), 하나은행(421억), 한국투자증권(178억) 등 판매사를 통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환매가 연기된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가 국내 판매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홍콩 현지 금융사와 맺은 ‘트리거 조항’에서 이유를 찾는다.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상품의 기초자산 펀드를 운용하는 젠투파트너스는 지난 2011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부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에 젠투파트너스가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우선협 지위는 상실하며 최종 인수자는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