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산, 앞에 물…주거 만족도 높은 ‘배산임수 아파트’ 뜬다

명당으로 꼽혀 전통적으로 부촌 형성
계절풍 막아주고 복사열 줄어 주거쾌적성 높아
풍부한 녹지와 조망권으로 아파트값도 올라
  • 등록 2018-05-09 오후 1:53:14

    수정 2018-05-09 오후 5:53:22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라는 뜻의 배산임수(背山臨水). 풍수지리에서 집을 지을 때 이상적인 택지로 여기는 곳이다. 뒤의 산은 집에 생기를 불어 넣고 앞의 물은 땅의 기운이 모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명당으로 통했다. 고위 공직자나 재계 인사들은 주거지를 선택할 때 배산임수 입지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같은 추세가 일부 고급주택 수요자에서 일반 수요자들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배산임수 입지에 들어선 아파트는 대부분 주거 쾌적성과 함께 조망권까지 갖추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광교신도시 D3블록에서 입주하는 ‘힐스테이트 광교’ 97㎡B형 18층이 지난달 7억3029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5억9787만~6억391만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셈이다. 이 단지는 광교산과 원천저수지를 품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단지다.

대림산업이 전남 순천시 용당동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순천’은 지난달 18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5.55대 1, 최고 19.6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봉화산을 뒤에 두고 동천을 바라보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일부 가구에서는 동천과 봉화산 조망도 가능하다. 풍수지리학적으로는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갈룡음수형’에 속한 길지(吉地)로 꼽힌다.

배산임수 입지는 풍수지리상 해석과 별개로 실제 거주 환경이 좋기 마련이다. 주변이 건물로만 들어차 있는 단지와 달리 인근에 산과 하천에 있으면 복사열을 줄이거나 계절풍을 막아줘 실내온도 유지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 등산로나 천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이용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아파트값을 결정하는 요인인 조망권을 갖추고 있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배산임수 지역에 부촌이 형성되기도 한다. 서울에서는 배산임수의 지형을 갖춘 대표적인 지역으로 용산구를 꼽을 수 있다. 남산을 뒤에 두고 한강을 바라보는 지형이어서 명당으로 꼽힌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표준단독주택 22만가구의 공시가격 발표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 상위 10곳 가운데 7곳이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위치했다.

배산임수 지역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산업개발이 6월 대구 동구 연경지구에 내놓는 ‘대구 연경 아이파크’ 아파트는 뒤로 팔공산, 앞으로는 동화천이 흐르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경기도 분당신도시 정자동 가스공사 이전부지에 짓는 ‘분당 더샵 파크리버’ 역시 불곡산과 탄천 사이에 들어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는 배산임수 아파트가 조망권과 쾌적한 주거 환경을 함께 갖춰 인기를 끌며 부촌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다”며 “시세 차익을 노리는 수요자라면 배산임수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e편한세상 순천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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