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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지옥도 없고 / 단지 머리 위에 하늘만 있다고 말이에요. /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무도 죽이지 않고, 아무도 죽지 않고 / 그곳엔 종교도 없죠./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소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탐욕도 필요 없고 굶주림도 없죠./ 사람들이 모든 것을 나누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존 레논의 전설적인 명곡 ‘이메진(Imagine)’은 히피의 노래였다. 노랫말처럼 히피들은 달랐다. 전쟁에 지친 그들은 전통적인 기독교 대신 동양의 참선과 요가를 즐겼고 먹는 것도 육식 대신 채식을 선호했다. 권위와 전통을 부정하고 인간의 자유와 평화를 갈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것을 공유하고자 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히피들은 국가 대신 개인, 독점 대신 공유, 폐쇄 대신 개방이라는 철학을 가졌다”면서 히피 정신이 미국 IT기업의 문화적 토대라고 설명했다.
차량 공유업체의 대표주자인 우버가 요즘 시끄럽다.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던졌다. 제프 존슨 사장은 우버로 옮긴 지 6개월만에 사표를 냈다. 그는 “리더십에 대한 내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껴 떠나기로 했다”고 고백했다. 이 우버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래비스 칼라닉의 강압적인 스타일 때문에 우버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칼라닉은 반(反)이민정책을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 자문위원을 맡더니 우버 기사에서 “헛소리하지 말라”고 고함 치는 동영상이 공개돼 또 홍역을 앓았다. 다시는 우버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우버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이끄는 기술책임자가 구글의 기술을 훔쳤다는 판결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구글의 자율주행차 핵심 자료를 몰래 다운로드한 사실을 우버가 알고 있었거나 최소한 알고 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를 고용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우버는 처음에 사이가 좋았다. 구글은 우버에 2억5800만달러를 투자했다. 우버는 구글 지도를 썼고, 구글은 구글 지도에서 우버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공유와 협력의 정신은 IT기업에게 생명력과 같다. 나 혼자 독식하겠다는 욕심을 부리는 순간 역설적으로 기업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너무 강한 오너십은 종종 독으로 작용한다. 존 레논이 살아 있다면 과연 유쾌한 기분으로 우버를 이용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