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경기 둔화로 명품 소비가 줄면서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매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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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3분기 LVMH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 증가한 199억6000만유로(약 28조3500억원)였다. 3분기 매출 증가율은 2분기 17%와 비교해 성장세가 꺾였다.
LVMH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은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2분기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 성장률은 34%였으나, 3분기에 11%로 급감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매출 대부분은 중국과 홍콩에서 나온다.
올 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로 성장이 기대됐지만, 중국에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명품 소비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명품 소비 둔화 우려에 LVMH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20% 가까이 하락했다.
| 베이징에 위치한 한 명품 매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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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중국인들은 유럽 여행을 떠나 명품을 구입하는 등 본토 밖 소비가 두드러졌으나 최근까지 항공편이 회복되지 않아 본토 밖 소비도 급감했다. 장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인들이 본토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경우, 본토 밖 해외 여행에서 구매할 때 보다 소비 금액이 작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과 유럽 시장 매출 증가율도 각각 2%, 7%에 그쳤다. 미국 시장 매출 증가율은 올 1분기 8%, 2분기 -1%를 기록하는 등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 유럽 시장 매출 증가율도 1분기 25%, 2분기 19%로 올해 들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HSBC는 LVMH 실적에 대해 “지난 2분기 미국 시장 부진을 중국의 성장이 상쇄했지만 3분기에는 그러지 못했다”며 “중국 거시 경제 환경이 (명품 소비를) 받쳐주지 못해 매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중국은 세계 명품시장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에는 점유율이 17∼19%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