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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일상회복 6주 만에 다시 일상이 멈춘다. 연일 신규 확진자수와 위중증 환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989명으로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신규확진자도 이날 기준 7622명을 기록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오는 18일부터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4인까지만 모일 수 있게 조치를 강화했다. 영업시간도 제한했다. 유흥시설·콜라텍 등 1그룹과 식당·카페·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 등 2그룹 시설은 오후 9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영화관·공연장·오락실 등 3그룹과 PC방·학원 등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키로 했다.
고강도 거리두기 방침에 대해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야간 시간대까지 활동시간이 길어질 경우 침방울 배출 및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음주동반 모임이 결합돼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머뭇거리다 급하게 방역 강화 대책을 세운 정부로 비난이 쏠린다. 지난달 말부터 전문가들이 방역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이미 수차례 의견을 낸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호흡기 질환은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걷잡을 수 없기에 항상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계획을 지금이라도 발동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모임을 계획했던 국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6명이 모이기로 했다가, 인원 제한에 걸려 약속을 취소한 직장인 김모(29)씨는 “(방역을) 묶으면 확실하게 미리 묶고, 풀려면 확실하게 풀지 일관성 없는 정부의 지침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모(35)씨도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당시 정부가 충분히 방역에 대한 준비나 대응을 염두하고 있는 줄 알았다”며 “백신 접종도 하고 방역에 동참하면서 일상 회복되길 기다렸는데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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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도 정부의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방역 대책에 뿔이 났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회장은 “각종 대출로 연명하며 힘들게 버티고 남은 것이라곤 금융원 대출금 영수증뿐임에도 2년 동안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따랐다”며 “얼마나 또 수많은 자영업자가 벼랑 끝으로 내몰려야 하는가”라고 호소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방역당국의 무책임한 선택으로 자영업자들이 또 다시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며 “정작 과밀·집단감염 유발 시설에는 방역패스를 면제해주고, 온몸으로 이 시기를 견디는 자영업자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수많은 자영업자를 떠내 보내고 함께 울었던 합동분향소가 치워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이렇게 벼랑으로 내몰린다”며 “준비가 미흡한 정부의 정책을 더는 따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총궐기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