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5G시대 조급해하지 말자, 시작도 안 했으니

  • 등록 2019-04-18 오후 3:32:34

    수정 2019-04-18 오후 3:32:34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무리한 추진 일정에 업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모두 ‘3월 말’이라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못 박은 시점을 맞추려다 결국 이를 연기했고, 이와중에 ‘세계 최초’ 타이틀에 집착한 나머지 미국 사업자의 기습에 지난 3일 오후 11시 ‘야밤의 개통’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바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최근 일련의 일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19년 3월 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루겠다”고 느닷없이 선언한 이후 국내 관련 기업들은 이를 맞추기 위해 무리한 근무를 했고, 우여곡절 끝에 개통을 했지만 품질 논란이 이어지면서 초기 신뢰도 하락과 함께 일부 제품의 출시 연기로까지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SW) 발주시 정부·공공이 보이는 행태가 똑같이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IT시스템 구축이나 전용 SW 개발 사업을 발주한 뒤 일방적으로 종료시점을 못박거나 변경하고, 심지어 세부사항까지 간섭해 결국 무리한 야근으로 이어지는 행태가 5G에서도 반복됐다는 평가다. IT 업계가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정부에 전달한 건의사항에 ‘발주처의 갑작스러운 변경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던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초 타이틀은 얻을 수만 있다면 좋은 일이다. 세계 최초 전국단위 상용화는 향후 펼쳐질 글로벌 시장의 여러 사업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국내 기업이 세계 곳곳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스마트 공장,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영역 개척의 길도 열려있다.

그렇기에, 비록 첫 단추가 아쉽게 잘못 끼워졌지만, 서비스 초기의 불완전함은 필연적이란 것을 감안해줘야 한다. 여기서 빠르게 이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불리듯,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뤄낸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되고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단말기도, 기지국도, 칩셋도 모두 국내 업체가 빠른 속도로 주도권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그렇기에 초기의 시행착오에 대해 냉소만 보내기 보다 건설적인 피드백을 보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냉소만 날려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실패에만 주목해서는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좋은 서비스를 모두 같이 누릴 수 있도록 건강한 비판이 필요하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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