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올해 국내 수주액은 104조9000억원을 기록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수주액이 110조원에 불과해 건설 경기 침체 직전인 2007년의 127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많이 저조한 상태다. 바꿔 말하면 건설사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라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수주액이 91조3000억원으로 11년 만에 최저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 부문의 국내 매출·수익 등의 실적이 당분간 확연하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4355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과징금이 부과된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을 비롯해 지하철 9호선과 4대강 사업 등 건설사들의 과징금에 따른 입찰 제한도 건설 부문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2%)으로 내릴 정도로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점은 국내 수주의 발판인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예산 축소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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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140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NRP)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수자원공사 컨소시엄의 태국 물관리사업 본계약 체결도 오리무중이다.
중국과 인도 등 경쟁국들의 저가 수주 공세도 위협 요인이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 수주에 나서며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인도 역시 중동·아프리카 지역 점유율이 지난해까지 1~2%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5.5%로 급신장하는 등 낮은 원가로 국내 건설사들의 자리를 잠식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누적 해외 건설 수주의 70% 이상이 10여개 국가에서 이뤄졌을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하다”며 “건설사들의 역량을 키워 수주 다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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