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원유가 리터당 최고 52원 인상…내년부터 용도별 차등적용

낙농진흥회, 낙농제 개편 실행방안·원유가격 조정안 의결
음융유 L당 연말까지 999원·내년 996원, 가공유는 800원
원유가 결정시 시장 상황 반영, 생산비 절감 인센티브 확대
  • 등록 2022-11-03 오후 5:54:30

    수정 2022-11-03 오후 5:54:3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낙농제도 개편과 맞물려 오랫동안 미뤄졌던 우유의 원유가격이 결정됐다. 음용유의 기본가격은 L(리터)당 49원을 올린 996원으로 확정했다. 그동안 협상 지연을 반영해 연말까지는 999원으로 3원 추가 인상한다. 가공유의 가격은 내년부터 L당 800원이 적용될 예정이다. 농가 생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유지방 최고구간을 낮추는 등 인센티브 구조도 개선한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우유 제품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열린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낙농제도 개편 세부 실행 방안과 원유가격 조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낙농제도는 원유가격을 음용유·가공유 용도별로 차등 적용하고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했다.

하지만 낙농육우협회 등 생산자단체가 원유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오랫동안 개편이 미뤄졌다. 이에 낙농진흥회의 원유가격 결정도 당초 예정일인 9월 16일보다 50여일간 이뤄지지 못했다.

우선 원유 기본가격은 음용유는 L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 인상키로 했다. 다만 그동안 조정 가격을 적용하지 못한 상황을 감안해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는 3원을 추가로 지급해 999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공유의 경우 내년 1월부터 L당 800원을 적용한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맞춰 음용유 원유가격은 그동안 농가 생산비만 고려해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시장 상황도 반영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에서 원유 기본가격을 올려야 했는데 원유가 과잉 상황인 경우라면 생산비 상승분의 적용 한도를 70%로 낮추고 심각할 경우 마이너스(-) 30%까지 낮출 수 있게 됐다.

가공유 가격은 경영비 상승분을 고려하되 유업체가 지불하는 가공유 가격과 국제 경쟁가격과 차액이 L당 150원 이상이라면 경영비가 늘어도 가격을 인하하거나 소폭 인상토록 했다.

음용유(위쪽)와 가공유 원유가격 결정 방식. (이미지=농식품부)


낙농가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방식을 개선한다.

현재 유성분(유지방·유단백), 위생(체세포수·세균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 유지방 최고구간을 4.1%에서 3.8%로 줄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농가 수취가격은 L당 3.~3.5원이 늘고 사료 투입을 줄여 L당 30원 이상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했다.

향후에는 젖소가 출산하는 횟수를 뜻하는 산차를 늘리고 젖소 유전능력을 평가하는 유우군 검정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한다. 현재 2.5산인 평균 산차가 길어질수록 가축비는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조건은 재적 이사 과반수 참석으로 개선하고 의결 조건은 참석이사 과반수 찬성에서 재석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강화한다.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을 새로 만들어 이사·감사 선임의 투명성도 높인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생산자·유업계 등과 낙농제도 개편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음용유 소비가 줄고 가공유 소비가 늘어나는 수요 변화를 감안해 용도별 물량조정 방안을 논의하고 만장일치제인 총회 의결 방식을 개선하는 등 낙농진흥회의 의사결정 방식도 바꾸기로 합의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정부는 내년 시행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장에 원활히 정착되도록 제반 사항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며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이도록 정부도 낙농산업 발전 대책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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