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짓하다 죽어” 민주당 의원 발언에… 北피살 유족, 인권위 진정

  • 등록 2022-10-28 오후 8:42:44

    수정 2022-10-28 오후 8:42:44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가 기동민·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인권이 침해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친형 이래진씨가 2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과 주철현 의원 진정 접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씨와 그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28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 의원과 주 의원이 국정감사라는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채 유족의 정신적 2차 가해 및 인권침해 피해를 입혔다”며 진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 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숨진 이씨의 영결식이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치러진 데 대해 “고인이 실족사했다는 증거가 있냐”며 “공무원이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근무시간 중 도망쳐 나와 딴 데서 뻘짓거리하다가 사고당해 죽은 것도 똑같이 공상 처리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기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당시 기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강릉 미사일 낙탄 사고의 책임을 추궁하던 도중 “사람 한 분이 북한군에 의해 그렇게 무참하게 그런 피해를 당한 것인데, 그래서 저기에 뭐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 공식적인 사과까지 한 사안들”이라고 발언했다.

이씨는 두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며 “절대 묵인할 수 없는 인격 모독과 명예 살인”이라며 “면책특권 뒤에 숨어 후안무치하고 뻔뻔한 발언에 경악한다. 저희 가족은 이 같은 만행적 발언들에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또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기관이 조사해야 한다”며 “인권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속한 결론을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필요에 의한 선택적 발언으로 인격을 유린하거나 모독적인 발언에 우리는 단호히 말해야 한다”라며 “정치는 말과 함께 깨끗하고 투명하게 임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이던 고인은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해안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의 피격으로 숨졌다. 당시 해경은 고인이 자진 월북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으나 정권 교체 후 1년 9개월여 만에 수사 결과를 뒤집고 유족에 사과했다.

이와 관련, 유족 측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에 대한 감사원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은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됐다. 감사원은 숨진 이씨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했으나 문 전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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