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택 과학의전당 이사장은 지난 19일 수서역 인근 사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과학의전당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규택 이사장은 곤충학 박사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 등을 지낸 과학계 원로다.
과학의전당은 과학계 상징적 건물(랜드마크), 국제 과학기술 정보교류의 장,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 과학기술 국제 홍보를 위한 외교센터 등의 기능을 갖춘 시설을 뜻한다. 그는 2020년 2월 대한민국헌정회 국가과학기술헌정자문회의를 시작으로 2021년 7월 과학의전당 사단법인 인가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건립 추진을 맡아 정부, 국회,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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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수년간 국민을 힘들게 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기술패권 경쟁 등으로 국민 경제가 어려운 실정에서 왜 이러한 시설이 필요할까. 과학의 전당 건립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3000억 원 내외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지협의에 따라 예산을 아끼고, 신기술도 적용하면 예산도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국가적인 차원의 의지라는 것이다. 우선 과학계 원로들을 중심으로 뜻을 모으며 건립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부지로 추진하는 곳은 인천광역시 내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내 5만여평의 부지다. 부지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과학계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천광역시 등과 협력해 부지를 대여하고, 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 국회, 국민 설득 작업 본격적으로
과학 선진국에서는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이 과학 교류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도 과학꿈나무들이 자신들이 원해서 과학의 전당을 찾아 과학자들을 만나고, 과학분야 유공자나 과학 성과를 보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한편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우리나라에서 머물면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국내 과학자들과 교류하는 ‘핫플레이스(명소)’로 만들 수 있다는 게 박 이사장의 생각이다.
박 이사장은 “과학분야 꿈나무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과학자들의 대우를 보고, 과학자들과 교류하며 직접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며 “그러면서 노벨상 석학들이 기존에 단발성으로 기관 등을 방문해 초청강연만 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과학의 전당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오랜 기간 머무르며 과학계가 발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의전당측은 국회 입법화 작업 작업을 서두르는 한편 국회, 정부, 국민 설득 작업을 본격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과학의 전당 건립을 위해 과학계 기관, 학회 등에서도 애정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며 “지난 16일 대통령 비서실에 관련 문건도 전달했고, 다음 달 중으로 국회 포럼을 열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