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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발언만 보면 이렇다. 안기순 변호사(코리아스타트업포럼 리걸테크협의회 법제도분과위원장)는 “법률 시장의 룰을 변협(변호사협회)이 다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오만이 있는 거 같다”고 변협이 로톡을 지속 압박하는 현 상황에 일침을 놓았고, 우지훈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로톡을 중간에 둔 의견대립에 대해 “변호사업계에 부적절한 논의 아닌가. 단순한 시장 논리보다 더 숭고한 가치에 있지 않나”라고 전문성과 독립성 등 변호업의 원칙론을 강조했다.
로마 시대 변호사 발언도 등장했다. 김기원 변호사(한국법조인협회 회장)는 “로마 시대에도 나폴레옹 시대에도 지금과 (변호사) 서비스 방식이 거의 다르지 않았다”며 “이렇게 플랫폼이라는 게 발전하고 사용된 지가 20년밖에 안 됐는데 (중략) 지난 역사를 모두 뒤엎어버리고 이게 기술이니까 사기업이니까 하자라면 대법원 전자소송은 왜 (사기업이) 안 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은 “국민 10명 중 8명(리얼미터 조사)이 법률 시장에 IT(정보기술)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20년 전부터 변호사 연결을 변호사 단체가 지속적으로 불법성을 거론하면서 공격을 해오고 그러니 투자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로톡이 리걸테크면, 강남언니는 메디컬테크?
구태언 변호사는 국내외에서 온라인 경제가 열리고 플랫폼이 필수재가 된 상황을 언급한 뒤 “해외 리걸테크 산업의 분류에 있어서 플랫폼을 별도로 떼어서 이걸 테크가 아니라고 하는 부분은 알고 있지를 못하다”며 “디지털 경제에선 소비자들의 소비 경험이 완전히 달라지고 여기에 맞춘 사업은 살아남는다”고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서 “나중엔 다수의 변호사가 메타버스에서 의뢰인을 만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시장의 변화에 맞게 법률 산업도 그 차례가 돌아와 이제 리걸테크라는 이름으로 가는 것이고, 이제 시각을 국제적으로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논리에 맡겨선 안 돼” vs “법률가 존재의의 생각해야”
김 변호사는 “영업의 혁신은 리걸테크가 아니”라며 사기업이 법률 영업으로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등 현재 변협의 입장을 대변했다.
안 변호사는 로톡을 불법으로 단정하는 시각에 대해 “변협이 법 해석에 독점적인 권한을 가진 건 아니지 않나”라며 “(변호사가 로톡 이용을 못 하도록 변협이 윤리 장전을 개정하고 다수결 찬성 통과시킨 것에 대해) 다수결로 했으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변호사의 존재 의미 자체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변호사는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법 논리와 헌법에 근거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며 “기본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라면 당연히 반대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변협 논리를 맞받았다.
구 변호사는 “(로톡과) 동일한 기업이 해외에선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라며 “이제는 플랫폼 순기능과 국민 편익을 위한 존재를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우려하는 문제를 야기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