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중남미 최빈국으로 알려진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39세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지정한 데 이어 화산 지열을 이용한 비트코인 채굴 계획까지 밝힌 것이다. 하락세를 거듭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도 즉각 반응을 보였다.
부켈레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국영 지열 전력회사에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설비 제공 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며 “매우 저렴하고 100% 재생가능하며 탄소배출 제로(0)인 우리 화산 에너지를 이용한 채굴”이라고 밝혔다. 즉, 화산 지열을 이용해 ‘청정’ 비트코인을 채굴하겠다는 것이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을 보는 시각은 갈린다. “국민의 70%가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 국가에서 비트코인이 사용할 수 있다면 모든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가스 수수료 등을 감안할 때 의미가 없다”는 부정적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자국통화가 없는 국가조차 엘살바도르의 움직임을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거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다만 채굴까지 틀어막는 중국의 초강력 규제가 발표된 뒤 ‘잔인한 5월’을 보낸 비트코인 시세에는 우선 호재로 작용했다. 이 소식이 나온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3만3000달러에서 3만700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비트코인은 3만67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11% 넘게 오른 것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도 3~4%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비관론도 여전하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들의 차트 분석을 인용해 비트코인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가는 ‘데드크로스’에 근접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선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