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코로나19 진정기미 안보여…`제2의 대구` 될라

3일 현재 충남 코로나19 확진자 82명 중 천안만 74명
확진자 10명중 6명이 줌바교습소 관련 1·2차 감염사례
충남도 등 방역당국 늦장행정에 초기 방역실패 주원인
세종시 긴급재난문자로 ‘천안·아산지역 방문자제’ 안내
  • 등록 2020-03-03 오후 2:58:22

    수정 2020-03-03 오후 3:28:04

천안시 관계자들이 천안중앙시장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천안시 제공


[천안=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 천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제2의 대구·경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질병관리본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충남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82명으로 천안 74명, 아산 7명, 계룡 1명 등이다.

천안시 관계자들이 지역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천안시 제공


지난달 21일 충남 계룡시에서 나온 첫번째 확진자를 제외하면 81명 모두 천안과 아산 지역주민들이다. 이 같은 수치는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단일 기초자치단체 중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이에 충남도와 천안시 등 방역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충남의 경우 대구·경북의 사례처럼 신천지 등 특정종교를 믿는 신도들에 의한 지역감염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줌바 교습소와 피트니스센터 등을 중심으로 강사와 수강생들 사이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
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의 확진자 81명 중 55명(강사 5명 포함)이 줌바 교습소와 연관된 시민들로 충남지역 코로나19 전체 확진자의 67.9%를 점유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줌바 강습장으로 이용된 천안지역 문화센터와 피트니스센터 10곳을 폐쇄하고 교습에 참여한 200여명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 코로나19 첫 발생했을 당시 중국 우한이나 대구 방문, 신천진 신도 여부 등에만 집중한 결과, 피트니스센터 등 체육시설에서 1~2차 대규모 감염이 진행됐다.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역학조사에서도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온 신자나 중국 여행 등으로 인한 바이러스의 천안·아산 유입 경로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줌바 강사와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진술에 의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뚜렷한 감염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확진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하다 보니 역학조사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행정에 허점이 노출되면서 지역사회로의 2차 감염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줌바 교습 과정에서 전파된 확진자 중 강사·수강생 가족 등 2차 감염 사례는 20여명으로 10대 청소년이 9명, 8살 2명에 2살 유아도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천안시민들은 충남도와 천안시 등 방역당국에 대해 극도의 불만과 불신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국민청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천안의 한 시민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천안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천안이 제2의 대구가 될까 무섭다”며 “천안시장 자리가 공석이라지만 3일이 지나도 확진자 동선은 바로 확인되지 않고 대형마트는 확진자가 다녀간 며칠이 지나서야 폐쇄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게시 이틀만인 2일 오후 1만 8800명이 넘게 동의했다.

천안과 아산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자 바로 인근의 세종시는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천안·아산지역 방문자제’를 안내하는 등 인근 지자체에서도 경계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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