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앞두고 예대금리차를 좁히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에 주춤하는가 했던 대출금리가 다시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채권금리가 요동치고 코픽스 금리도 급등하면서,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안에 8%대 대출금리도 가능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3.57~6.43%로 나타났다. 지난달(8월) 말 3.57~6.35%와 비교하면 상단은 소폭 올랐지만, 하단은 동일한 수준이다.
개별 은행에 따라 신용대출 금리가 같은 기간 오히려 하락한 경우도 있었다. 정부가 예대금리차 축소를 압박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도 같은 흐름이었다. 14일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4.33~6.22%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4.17~6.30%와 비교해 하단은 올랐지만 상단은 0.08%포인트 오히려 내렸다.
국내 채권시장으로까지 여파가 컸다. 주요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벤치마크하는 은행채(AAA·무보증) 6개월물 금리는 3.339%로 전거래일(3.325%) 대비 1.4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따르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114%에서 4.144%로 3bp 올랐다. 당장 내일부터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오는 15일 발표되는 9월 코픽스 금리도 다시 레벨을 높일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어서 주담대 변동형 금리도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금리가 종류를 불문하고 위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연소득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지난해 9월 14일 주담대를 변동금리로 3.0%에 빌렸다면, 현재는 2%포인트 가량이 상승한 5.0%를 감당해야 한다. 당시 최대로 빌릴 수 있었던 대출금은 3억9500만원인데, 현재도 같은 금액을 대출 중이라면 DSR은 51%로 계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속도로 가다가는 연내 가계대출금리가 8%대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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