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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중으로 2023~2027년 중기자산배분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매년 향후 5년 단위의 기금운용 목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중기자산배분안은 이달 중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통해 확정된다.
매년 세우는 계획이지만 올해 국민연금은 예년과 달리 금리상승에 대한 고민 앞에 서 있다. 지난 2년간의 양적 완화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에 들어가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가 1.5%까지 올라와 있다. 시장에선 올해 중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5월 나온 2022~2026년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26년 말까지 대체투자와 주식 자산의 비중은 늘리고 채권 자산의 비중은 줄이는 것으로 방향성을 설정해뒀다. 특히 주식 가운데서는 국내주식은 줄이는 대신 해외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국민연금이 금리상승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기조라고 가정한다면, 기존 중기자산배분안의 방향성은 바뀌어야 한다. 금리가 오르며 채권 가격이 내려간다면 채권투자의 매력도가 지금보다 높아지고, 기존 계획보다 채권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중기자산배분안 논의 가운데선 채권 비중을 미세한 수준으로 늘리는 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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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식의 기조 변화는 위험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국민연금의 또 다른 거시적 방향성과 불일치한다는 문제와 연결된다. 국민연금은 오는 2030년까지를 기금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성장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기간에는 주식·채권 같은 전통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기로 한 상황이다.
한편 금리상승과 함께 내년으로 예정된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 역시 중장기 자산배분계획안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말부터 5년 단위의 중기자산배분안과 함께 20년 이상 단위의 기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다만 재정추계가 맞물리면서 기준 포트폴리오의 본격적인 도입은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정추계는 기준 포트폴리오보다 훨씬 더 큰 시야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정추계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참고해서 가야 한다”며 “올해 중기자산배분안과 함께 도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