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돈바스서 공세 강화…루한스크에만 밤새 81차례 공격

러, 우크라 동부 점령 확대 시도…무차별 포격 지속
“러, 동부서 곧 대대적 공격…당장 대피하라”
마리우폴 “어린이 210명 포함 5000명 이상 사망”
키이우 인근은 점령 후유증…곳곳서 민간인 학살 정황
  • 등록 2022-04-07 오후 4:53:05

    수정 2022-04-07 오후 4:53:0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지에서 완전히 철수했지만, 동부 지역에서는 공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사진=AFP)


러, 우크라 동부 점령 확대 시도…무차별 포격 지속

워싱턴포스트(WP),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2일째인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점령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를 지속했다. 루한스크주 외곽 일부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의 거센 포격이 쏟아졌다.

세리히 가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전날 밤 루한스크 지역의 마을 등에 총 81차례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스베로도네츠크를 향해 발포했다. 포격이 전략적 또는 군사적 시설에는 타격을 입히지 않았지만, 공장과 민간인 거주 지역에 피해를 입혔다. 10개의 고층 건물이 불타고 있다. 인명 피해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네츠크주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습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곳도 공격을 받아 민간인이 최소 2명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폴과 멜리토폴에서 대피한 사람들을 태운 버스 30대가 지난 1일(현지시간) 자포리자로 향하고 있다.(사진=AFP)


“러, 동부서 곧 대대적 공격…즉각 대피하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군이 조만간 군대를 재편성한 뒤 동부 지역에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서방 관리는 AP통신에 러시아군 재편성에 한 달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다음 타깃은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인 슬로뱐스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슬로뱐스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에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방송 연설을 통해 돈바스 지역과 하르키우 주민들에게 즉각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당장, 무조건 대피하라. 죽음의 위협이 직면하면 그땐 우리가 도울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이다이 주지사도 “아직 안전할 때, 기차와 버스가 있을 때 최대한 빨리 대피하라.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지역의 철로를 파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제적십자위원회가 꾸준히 민간인 대피를 시도해 온 마리우폴에 대한 우려도 한층 커졌다. 마리우폴은 여전히 러시아군에게 포위된 상태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날 러시아군의 방해 등으로 마리우폴의 민간인을 대피시키려는 시도가 계속 실패했고, 결국 이 지역에서의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전쟁으로 21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5000명의 마리우폴 주민들이 사망했다. 러시아군의 병원 폭격으로 50명은 불에 타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여전히 도시에 갇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AFP)


키이우 인근은 점령 후유증…곳곳서 민간인 학살 정황

키이우 외곽에서는 러시아군의 점령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부차에서는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군인들이 힘을 합쳐 마을의 피해 상황과 전쟁범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브로댠카에서는 3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러시아군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민간인 희생자가 부차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러시아군에게 점령당했다가 우크라이나가 재탈환한 지역 중 가장 큰 도시인 체르니히우에서는 아직까지 사상자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체르니히우 시장은 “약 30만명의 주민들 중 절반 이상이 도시를 탈출했으며, 수백명이 사망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희생자 수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러시아군의 잔학한 행위의 흔적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침공 이후 현재까지 총 1450기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는 1563명, 부상자는 221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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