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 "NO WAR" 외친 우크라 선수도 무기 들었다

  • 등록 2022-02-28 오후 4:26:07

    수정 2022-02-28 오후 5:24:20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반전 메시지’를 전한 우크라이나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 슬라프 헤라스케비치(23)가 무기를 들고 조국을 침략한 러시아군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지난 11일 베이징올림픽에서 경기를 마친 후 TV 중계카메라를 향해 ‘No War in Ukraine’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28일(한국시간) AP통신은 “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150km 떨어진 곳에서 무기를 곁에 두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라스케비치는 지난 11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싱글 경기를 마친 후 중계 카메라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금지(NO WAR IN UKRAINE)”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헤라스케비치는 취재진에 “이게 내 입장이다.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조국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당시 헤라스케비히의 행동을 두고 올림픽 현장에서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제50조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은 헤라스케비치에게 어떤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

헤라스케비치는 최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나는 (군인이 아닌) 학생이다. 처음 이런 일을 겪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선수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공개서한을 보내 러시아의 국제대회 출전 제재를 요구했다. 세계운동선수단체인 글로벌 애슬릿은 28일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앤드류 파슨스 IPC 위원장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을 포함한 모든 국제 대회에서 출전 금지해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올림픽과 패럴림픽 현장의 명백한 위반이며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은 다음달 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IOC와 IPC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모든 운동선수와 전세계에 선수의 이익보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선택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다. 당신의 유산은 당신의 행동으로 정의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공개서한에는 서른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이름이 적혀있고, 많은 선수들은 그들의 스포츠연맹을 대표해 이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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