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SUV의 기본 티구안..디젤 빼곤 군더더기 없다

  • 등록 2019-01-24 오후 1:44:39

    수정 2019-01-24 오후 1:44:39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국내외 폴크스바겐 티구안 시승기를 보면 ‘정석’, ‘교과서’, ‘표본’ 등과 같이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표현들이 꼭 등장한다. 진부함은 질색이지만 티구안을 한단어로 정의할 만한 마땅한 표현을 찾을 수 없다. 티구안은 다른 SUV들이 참고할만한 ‘정석’이자 ‘교과서’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한없이 올라간 요즘 같은 때에 ‘평범’하기란 특출난 것보다 더 어렵다. 티구안은 특별하지 않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도 아니고 화려한 인테리어나 최첨단 기술을 적용 할 만큼 가격대가 비싸지도 않다. 단지 티구안은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평범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셈이다.

신형 티구안은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국내 복귀 후 두번째 출시한 모델이다. 2007년 1세대 출시 이후 전세계에서 300만대 이상 팔려나간 폴크스바겐의 대표 콤팩트 SUV다. 한국에서는 준중형 SUV로 분류되나. 지난해 5월부터 판매된 2세대 티구안은 5개월동안 무려 6365대를 팔아 치웠다. 강화된 환경 규제에 대한 재인증작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한 달간 자발적인 판매중단 후 11월부터 재판매에 돌입했다. 월 1000대를 바라보며 순항중이다.

신형 티구안의 디자인은 1세대의 평범과 달리 모던해지고 날렵해졌다. 첨단 냄새가 물씬 풍긴다. 2세대 티구안은 폴크스바겐의 대표 차종인 골프에 쓰인 신형 MQB 플랫폼을 이용한다. 덕분에 전장 55mm, 휠베이스 76mm가 늘어났다. 그에 비해 전고는 40mm 낮아져 스포티한 느낌이 든다. 1세대 티구안이 둥글둥글한 이미지였다면 2세대로 와서는 직선이 강조돼 한껏 남자다운 SUV가 됐다. 가로로 길게 이어진 프론트 그릴은 헤드램프와 이어져 일체감을 준다. LED 헤드램프는 세련된 외관을 갖췄을 뿐 아니라 밝기도 충분해 기능도 놓치지 않았다.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직선적인 티구안의 디자인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각지게 디자인된 테일램프는 화려하진 않아도 남성적인 티구안 이미지에 잘 버무려진다. 여전히 기본에 충실하다.

프리미엄 수입차들의 화려한 실내공간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티구안을 타면 실망 할 수 있다. 티구안은 대중차 브랜드 SUV답게 저렴한 소재를 곳곳에 사용했다. 그러나 배치나 구성이 깔끔해 실용성이 돋보인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단정하다. 티구안 실내는 최근 폴크스바겐과 거의 동일하다. 처음보면 버튼이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사용하면 순식간에 적응이 된다. 자주 사용하는 버튼을 따로 배치했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가 공조기 버튼을 센터 디스플레이에 통합해 사용성이 떨어지는 것과 반대 행보다. 티구안 센터페시아에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잡는다. 평범한 디자인을 갖고 있지만 부족함을 찾기 어렵다. 다만 브랙 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돼 지문이 잘 남는다. 컨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장착된다.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막아 운전 집중도를 높인다.

단단한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서 피로도를 낮춘다. 2열시트는 앞 뒤 슬라이드는 물론 등받이 각도 조절도 된다. 준중형 SUV로 분류되지만 레그룸과 헤드룸이 충분해 거주성이 좋다. 뒷좌석에 대한 배려도 넘친다. 기존 모델에 없던 후석 공조기와 시트 열선까지 달렸다. 등받이에는 2열 승객을 위한 테이블이 마련됐다. 아이들 간식 테이블로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615L의 기본 트렁크 공간은 2열시트를 폴딩하면 1655L까지 확장된다.

폴크스바겐 차량의 백미는 주행성능이다. 티구안도 탄탄한 기본기에서 수준급 주행실력이 느껴진다. 2.0L 터보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m을 발휘한다. 7단 DSG는 빠른 변속실력을 뽐낸다. 수치에서 알 수 있듯 티구안은 폭발적이진 않다. 점진적이 가속 능력이나 실용 구간에서의 재가속 등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족한 점이 없다. 승차감도 딱딱하거나 말랑거리지 않는다. 이런 특색은 코너링에서 잘 드러난다. 스포츠카 같이 코너를 꽉 움켜쥐고 돌아나가진 않지만 불안한 기색없이 운전자의 생각만큼 딱 움직여준다. 적당한 운전의 재미와 더불어 확실한 안정감을 준다.

티구안 전 모델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레인)어시스트 기능이 기본 장착된다. 두 기능을 동시에 사용하면 사실상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어라운드뷰도 달려있다. 주차할 때 애를 먹는 초보 운전 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티구안은 고급차는 아니다. 기본기가 탄탄한 차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특출나진 않아 눈에 띄진 않지만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낸다. 딱 필요한 만큼의 편의장비를 사용하기 편리하게 담아냈다. 티구안이 ‘정석’, ‘교과서’ 등으로 불리는 이유다. 아쉬운 점은 디젤게이트로 홍역을 치렀지만 여전히 디젤 모델 뿐이다. 중국이나 미국에서는 모두 가솔린 모델만 판다. “왜 한국만 디젤일까”하는 의구심은 떨쳐 버릴 수 없는 부분이다. 돌아온 폴크스바겐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확실하다. 500만원을 넘나드는 할인 이외에 티구안은 기본기와 가성비를 만족 시키는 몇 안되는 수입차라서다. 가장 평범한게 매력이 있다면 바로 티구안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한 줄 평

장점 : 기본기에 충실한 내외관 디자인, 주행성능, 편의안전장비

단점 : 기본기에 너무 충실해 개성은 뒤진다. 디젤 단일 모델,한국은 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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