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국립국악원장 "검열 지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정권 미움 산 연출가 박근형 작품
2015년 '소월산천'에서 제외해 논란
문체부의 검열 지시 사실상 시인
  • 등록 2017-02-07 오후 2:53:13

    수정 2017-02-07 오후 2:53:13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 우면당 재개관 기념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사진=국립국악원).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이 2015년 11월 자체 기획공연 ‘소월산천’에서 연출가 박근형의 작품을 제외하며 불거진 검열 논란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으로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시인했다.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 우면당 재개관 기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 원장은 “국립국악원도 문체부 소속이라 (위에서) 하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 때가 있었다”며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가기관장으로서 결백하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국립국악원은 2015년 11월 6일 기획 공연 ‘소월산천’의 일환으로 국악 앙상블 시나위와 박근형 연출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의 협업 공연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립국악원이 앙상블 시나위에게 극단 골목길을 출연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박근형 연출은 2013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담은 연극 ‘개구리’로 정권의 미움을 샀다. 이후 박 연출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산실 심사에서 배제되면서 연극계에 검열 논쟁을 불지폈다.

김 원장은 “국악인 입장에서 예술가는 예술에 집중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정치에 엮이는 걸 싫어한다. 여러 가지 문제가 얽히면서 긁어부스럼이 된 것 같다”며 “문제를 잘 해결하려고 했으나 그렇게 잘 해결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소낙비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문화계에서 정부가 복종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앞으로 또 생길까 싶다. (정권이 바뀌면) 지금의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 공연장에서 하기로 한 공연이 제대로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 마음도 아프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