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기 고인돌·917기 집터…'한반도 최대 유적지' 발굴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조성 예정지서
개발 앞둬 '유적지 보호' 논란일 듯
  • 등록 2014-07-28 오후 8:07:07

    수정 2014-07-28 오후 8:07:07

강원도 춘천시 중도에서 발굴된 초기 청동기시대 주거지 흔적. 900기가 넘는 거주지 흔적이 드러났다(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강원도 춘천시 중도동의 ‘레고랜드’ 조성 예정지에서 선사시대 유적이 대규모로 발굴됐다. 101기의 고인돌을 비롯해 917기의 집터 등 청동기 시대 흔적이 확인됐다. 고인돌이 강원도 지역에서 대규모로 무리 지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문화재연구원과 고려문화재연구원 등 다섯 기관은 지난해 10월부터 레고랜드 조성계획 부지 1차 문화재 발굴(면적 20만 3127㎡)지역에서 발굴 조사를 하다 구덩이 355기, 바닥 높은 집터 9기 등 1400여 개의 청동기 시대 흔적을 찾았다고 28일 밝혔다. 면적으로나 유구 수로나 단일 유적으로서는 한반도 최대 마을유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인돌은 부지 남쪽에서 3열로 길게 축제된 40여 기를 확인했다. 석재를 이용해 원형 또는 장방형의 묘역 시설을 갖추고 그 중심에 시신을 안치한 돌널무덤(석관묘) 위에 상석을 올린 구조였다.

강원도 춘천시 중도에서 발굴된 집터에서 나온 토기들(사진=문화재청).


비파형 동검과 청동도끼도 각각 1점씩 집터에서 출토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얼문화유산연구원은 “이 유물은 남한 지역의 집터에서는 출토된 예가 없는 희귀 유물”이라고 의미를 뒀다.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오는 전환기 유물인 둥근 바닥 바리모양토기도 출토됐다.

아울러 이 지역에서는 전체 둘레 약 404m(내부 면적 약 10,000㎡)에 이르는 네모난 대형 환호(마을 주변에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물) 내 집터와 출입구 시설도 확인됐다. 이 흔적은 청동기 시대 마을 유적의 구조와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또 기원전 9~6세기경 지어진 걸로 추정되는 장방형 집터도 여럿 확인됐다. 이 집터에서는 돋을띠 새김무늬토기가 나왔다.

이같이 대형 유적지가 발굴되면서 레고랜드 조성을 앞둔 중도의 개발을 두고 유족지 보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강과 소양강 등이 만나는 곳에 있는 중도 유적은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 발굴했다. 이후 8차에 걸친 발굴조사에서 신석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에 이르는 집터와 고인돌 등이 270여 기 이상 확인된 곳이다.

강원도 춘천시 중도에서 발굴된 집터에서 나온 청동도끼와 청동검(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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