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앞두고 각각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각 사가 투명 마이크로 LED를 동시에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한 감염병) 이후 본격적으로 개최한 행사인 만큼 삼성전자는 직접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며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에서 ‘삼성 퍼스트룩 2024’를 진행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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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스크린 시대’ 포문…용석우 사장 데뷔전삼성전자(005930)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에서 ‘삼성 퍼스트룩 2024’를 진행하고 차세대 AI 프로세서가 탑재된 TV를 선보이며 ‘AI 스크린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행사장 입구엔 중세 시대 의상을 입거나, 유명 명화 속 인물을 모방한 외국인들이 “TV 영화 속 등장인물이 현실에 나온 듯한 느낌을 받아보세요”라며 반기는 작은 이벤트도 이뤄졌다.
글로벌 미디어 4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엔 사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직접 신제품을 소개했다. 승진 후 첫 글로벌 무대 ‘데뷔전’으로 용 사장이 ‘NQ8 AI 3세대’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4년형 Neo QLED 8K TV를 공개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전통적인 티비의 역할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을 바꿔줄 AI 스크린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며 “집안 모든 기기를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룩 2024’ 체험존에서 3D 게이밍 모니터를 직접 시청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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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공개 행사에 이어 무대 뒤편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선 참석자들이 직접 AI 기능을 담은 가전을 체험했다. 3D 게이밍 모니터 앞에서 직접 게임을 하는가 하면, TV에 AI 기능을 적용해 화질을 직접 비교해 보고 냉장고에 탑재된 AI에게 푸드 레시피를 추천받기도 했다. 겉으로는 그림을 끼운 액자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스피커인 ‘뮤직 프레임’의 그림을 직접 떼내어 볼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주목받은 제품은 ‘투명 마이크로 LED’였다. 투명 LCD와 투명 OLED, 투명 마이크로 LED를 연달아 전시한 공간에선 화질 등을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뒷 화면은 축구경기를, 투명 마이크로 LED엔 선수명단과 전술 등이 그림처럼 그려지는 연출도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투명 TV 관련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을 공개하는데 집중했단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룩 2024’ 체험존에 전시된 투명 마이크로 LED.(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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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제품 출시…미니멀리즘 구현LG전자(066570)는 같은 날 세계 최초로 무선 투명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전원을 껐을 때 투명한 유리처럼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전원 외 모든 선(線)을 없앨 수 있어 검은 TV 화면과 뒤엉킨 선들이 집안 인테리어를 해친다고 느끼는 고객에게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LG전자는 여기에 AI 성능을 강화한 올레드 전용 화질·음질 엔진 ‘알파11 프로세서’를 탑재해 그래픽 성능을 70% 향상시켰다. 영상을 픽셀 단위로 세밀하게 분석하고 제작자 의도까지 고려해 색을 보정하는 한편 2채널 음원을 풍성한 공간 음향으로 변환해 준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연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는 고객의 스크린 경험을 새롭게 정의한 제품”이라며 “TV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에 없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LG 시그니처 올레드 T가 집 안 공간에 조화롭게 배치된 모습.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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