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7번방' 20대 무기수, 사형 선고..."무기징역 의미없어"

  • 등록 2023-01-26 오후 4:20:18

    수정 2023-01-26 오후 4:46:3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교도소 안에서 동료 수용자를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무기수가 항소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등법원 제1-3형사부(이흥주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28)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두 명에게는 원심 형의 배가 넘는 징역 12년과 14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결심 공판에서 이 씨에게 사형을, 공범들에겐 각각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날 재판부는 “이 씨는 강도살인죄를 저지른 지 2년 만에 살인 범행을 했다. 돈을 위해서라거나 원한 관계에 의해서가 아닌,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해자를 괴롭혔다”며 “짧은 기간 내에 2명을 살해했고 교도소 수용 중 동료 수용자를 여러 차례 폭행하는 등 교화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형 생활 중 사람을 살해한 죄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범들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편지 등을 통해 ‘무기수에게 몰아가자’는 취지로 말을 맞추려 했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모순되거나 일관되지 않은 진술들도 많았다”며 “(교도소)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거의 매일 수십 차례 망을 보는 장면이 확인된 점 등으로 볼 때 폭력 행위에 가담한 사정이 인정된다”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공주교도소 수용 거실 내부 모습 (사진=공주교도소 홈페이지)
이 씨는 지난해 12월 충남 공주교도소에서 40대 동료 수용자를 성추행하고 둔기와 손발 등으로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범들은 피해자가 폭행으로 의식을 잃었는데도 교도관이나 의료진을 부르기는커녕 망을 보는 등 함께 살해한 혐의다.

이들은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갔으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까 봐 피해자가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하고 가족이 면회를 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이 씨가 처음부터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살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형을 선고하지 않았다. 공범 2명에 대해서도 살인방조와 폭행 혐의 등만 인정돼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당시 피해자 유족은 “무기수는 또 사람을 죽이고 때려도 또 무기징역 받으면 되겠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 “무기수라 총대를 메겠다고는 했을 뿐, 살인은 공동 범행이었다”며 단독 범행을 부인한 이 씨는 지난 13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도 “다른 공범들의 거짓말로 진실이 은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경책을 구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용서를 구했다. 피해자가 얼마나 지옥 같은 시간 보냈을지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했다.

그는 2019년 계룡에서 금을 거래하러 온 40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금 100돈과 승용차를 빼앗아(강도살인)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상황이었다.

이 씨의 교도소 내 살인 사건은 지난해 1월 2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지옥의 7번방-공주교도소 살인사건’ 편으로 방송되며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