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 정유사, 갈곳 잃은 러 원유 헐값 매입

중, 러 원유 구입 하루 8.6만 배럴 증가
35% 할인 제시로 중 민간업체 구매 자극
“국영업체는 미 제재 고려해 자제"
  • 등록 2022-05-04 오후 5:32:57

    수정 2022-05-04 오후 5:32:5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민간 정유사들이 서방의 제재로 판매처를 잃은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러시아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사진=AFP)
데이터 분석업체인 크플러(Kpler)에 따르면 중국의 러시아 원유 구매량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8만6000배럴 증가했다. FT는 “중국 국영 정유사들은 미국의 제재를 고려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꺼리고 있으나, 민간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해상 석유 운송업체인 유로나브의 브라이언 갤러거 투자 책임자는 “중국의 경우 강력한 봉쇄 조치로 지금 당장 석유가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러시아 업체들이 우랄산 원유를 북해산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35% 할인하면서 중국 민간 정유사들이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중국이 인도처럼 대규모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제인 쉬에 크플러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인도 보다 훨씬 더 서방의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가 서방의 제재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 산둥성 소재 민간 정유사 관계자는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2차 제재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어 러시아산 원유를 조심스럽게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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