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부 조직적 부패…10년째 근절 안 되는 이유는

中, 최근 로켓군 수뇌부 물갈이·리상푸 해임
시진핑 재임 이후 군 서열 1~4위 모두 부패 혐의
공산당과 유착 구조·불투명한 운영이 원인
  • 등록 2023-11-01 오후 3:44:58

    수정 2023-11-01 오후 3:44:5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10년째 군 부패를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산당과의 유착과 불투명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리상푸 전 중국 국방부장.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재임 기간 중국 군 서열 1~4위가 모두 부패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2명과 합동참모부장,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장에 이어 리상푸 전 국방부장 등이다. 2013년 시 주석이 주석직에 오르며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군부의 부패는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중국 당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00명이 넘는 군 장성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는데, 이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군 사령관 수보다 많았다. 중국 당국은 최근 로켓군 수뇌부를 물갈이했으며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 소속 장성들과 군수업체 고위 간부 등도 비리 연루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명보는 이를 두고 내부가 곪아 조직이 붕괴되는 현상을 뜻하는 ‘산사태식 부패’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군부의 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인민해방군(PLA)이 국가의 군대가 아닌 공산당의 군대라는 점을 꼽았다. 인민해방군의 통수권은 중국 주석이 아닌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 이후로는 대체로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도 겸한다.

국군은 나라를 외세로부터 지키는 것이 주 임무이지만, 당 군대는 정권 보장을 위해 존재하므로 정치적 충성심이 인사의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유착과 부패도 생기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지낸 뒤 부패 혐의로 체포된 쉬차이허우의 집에서는 1t이 넘는 현금과 귀금속이 발견됐다.

인민해방군이 서방 국가의 군대 조직과 비교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부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민해방군은 입법부나 언론 등 제3자에 의해 조사와 감시를 받지 않는다. 연간 300조원이 넘는 중국 국방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군 운영 과정에서 무기와 보급품 등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을 부풀려 비자금으로 유용되기 쉽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정권 초기에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숙청이었을 수 있지만 최근 리 전 부장과 로켓군 장성들의 해임은 다른 경우”라며 “그들은 시 주석 통치 이후 임명된데다 자격도 충분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군이) 조직적으로 부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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