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22일간의 대선 레이스가 15일 개막했다.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불명예스러운 표현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다. ‘뽑을 후보가 없다’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문구다. 그런 탓인지 여야 유력후보의 지지율은 연일 접전을 벌이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대구시 동성로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접전 양상은 첫날부터 네거티브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책은 사라지고 비방만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부산 부전역 유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지도자의 무능과 무지, 무책임이 자랑거리가 아니고 죄악”, “정치 보복이 횡행하는 정쟁의 나라가 아니라 통합해서 온 국민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미래로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무속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문제를 언급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단은 이날 “성남시에는 대장동 특혜 의혹 외에도 성남FC 의혹, 대기업 특혜 의혹 등 이재명 발 의혹들이 산재해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 후보의 ‘유능한 경제 대통령’ 발언을 비꼬며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의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
|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평가에 걸맞은 선거운동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기라고 외친 후보들이 정작 ‘대한민국호’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환경을 고려하면 더욱 실감 난다. 아직 진행 중인 미·중갈등,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 등 세계 권력이 재편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어느 후보도 제대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전(대전략) 없는 전술(정책)은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조선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한 사립대의 교수는 “대선 후보들에게서 대전략이 안 보인다. 조선은 흔들림 없는 대전략을 기반으로 대외정책을 펼쳐 왕조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방향키를 쥐려면 비전을 선보여야 한다. 비방전에 시간을 쓸 여유가 대한민국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