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에 비해 뒤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시장 불투명성 해소, 낮은 회계처리 신뢰도 제고, 기업간 인수합병(M&A) 활성화와 함께 소액주주 권리가 등한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대권주자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3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마켓스퀘어에서 개최한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 방명록에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포인트를 향해 나갑시다’(이 후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큰 도약을 기원합니다’(윤 후보)라는 새해 메시지를 남긴 두 후보는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를 지적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들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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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한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은 정치색에 안 맞지만 올해 황소가 확실하게 범을 밀어내고 불장(bull market·강세장)이 되라는 격려 취지로 오해 없길 바란다”며 “우리 자본시장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문제는 실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투명성·공정성·성장성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팬데믹(대유행) 같은 위기를 국가의 대대적 투자와 강력한 부흥 정책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관련 기업들도 신속하게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산업 전환을 이뤄낼 것이고 일자리 경제 볼륨이 커질 것”이라며 “기업 혁신을 위해 규제를 합리화하고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 위기 국면을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게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고 자본시장을 성장시키는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글로벌 경제가 오미크론 확산 속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이뤄지면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글로벌 유동성 축소 충격에도 끄떡 않는 자본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최근 포퓰리즘 득세 조짐과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족쇄 채우는 규제 움직임 등 반기업 정서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는 투자 과정에서 외환 거래 불편, 공매도 활용 어려움, 투자 등록 의무화 등 선진시장 투자보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언급하며 이는 코리아 디스코인트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기업지배구조 불투명성, 회계 처리의 낮은 신뢰도를 지속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할 수 있도록 선진시장에 걸맞는 자본시장과 외환제도를 구축, 기업 인수합병 활성화와 그 과정에서 대주주가 과도한 혜택을 누려 소액주주 권리가 등한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우리 기업이 실적보다 저평가 받지 않도록 정부가 외교·안보 등 대외 건전성, 재정 건전성, 거시경제 성장을 통해 외환 자본 시장제도를 잘 운용한다면 자본시장의 무한 성장 잠재력은 충분히 구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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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두 대선 후보에 대해 “자본시장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두 후보에 감사하다”며 올해 금융위는 안정·성장·혁신 3가지 키워드에 조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고 위원장은 “안정을 위해 시장 불안을 틈탄 불공정거래에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성장을 위해 코넥스 상장여건 완화, 규제 완화, ESG 공시 등 제도를 꾸준히 선진화하겠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날 참석한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국회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공모주 확대와 공매도 접근성 확대가 이뤄졌지만 주식거래 60%를 차지하는 1000만 개인투자자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장기 투자 위한 양도소득세 완화, 공매도 차별 개선,주가조작 내부거래 차단 등 공정거래를 위해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 전통 자산 외 가상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정책 마련에도 힘쓸 방침이다.
김병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 개인 투자자 비율이 중국 다음으로 높다. 이들이 증시에서 소외받지 않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함께 배당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배당 분리과세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K-유니콘’ 상장 확대, 인공지능(AI)·로보틱스 등 미래 유망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지원, 과감한 규제 완화, 테마형 인덱스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라인업 확장, 신종 불공정거래 차단을 위한 기획감시와 신속심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행사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 회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김환식 코넥스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주식투자 급증 속 개인투자자 대표로 ‘개미는 뚠뚠’ 예능 프로에 출연한 샤이니 온유도 함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