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최대 부호인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이 11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산 매각 작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완다는 중국 당국의 규제압박으로 결국 호텔과 테마파크 사업을 매각하게 됐다.
20일 중국매체에 따르면 완다상업은 전날 638억위안(약 10조6000억원)에 호텔 및 문화·여행 사업을 각각 푸리부동산과 수낙차이나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수낙차이나가 전부 사들이려 했지만 새로운 매수자가 나타나 완다의 자산 매각은 둘로 쪼개지게 됐다.
완다와 수낙차이나, 푸리부동산은 전날 전략적 협력 협약에 서명하고 이같은 거래계약 내용을 공개했다. 완다상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부동산 개발회사로 중국 전역에 203개 완다광장, 85개 호텔, 13개 테마파크를 보유하고 있다.
왕젠린 회장은 지난해 세계적인 테마파크 브랜드인 디즈니랜드가 상하이에 문을 열자 “중국에서만큼은 디즈니랜드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토종인 완다가 오히려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여왔다. 완다가 그동안 공을 들여온 테마파크와 호텔 부문을 매각한 것은 당국의 높아진 규제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대형 국유은행 책임자들을 소집해 완다그룹의 해외투자에 대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가 2012∼2016년 사이에 진행한 해외기업 인수 가운데 6건이 당국의 투자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이 이유였다. 해외로의 자본 유출을 우려하고 있는 당국이 완다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완다그룹 측은 이번 거래로 부동산 부채를 줄이고 은행 대출을 상환해 자산 건전성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