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회계사회장의 쓴소리…"회계사에만 부실감사 책임 떠넘겨선 안돼"

"대우조선, 외부감사인 책임 더 커…형평 문제"
"회계사 시험시 과목 변경, 고급회계 추가 등 검토"
  • 등록 2017-06-21 오후 2:38:33

    수정 2017-06-21 오후 2:38:33

(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회계에 관한 모든 책임은 외부감사인인 회계사가 져야 한다는 잘못된 감사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최중경(사진)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 참석, “기업 내부감사와 외부감사인의 법적 역할과 책임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6월 회계사회 회장에 취임한 지 1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그동안 회계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음을 술회했다. 그는 “회계사 역할과 회계 투명성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변했지만 아직도 구체적으로 제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며 “정부 제도 개선과 개혁 입법이 정치 일정 때문에 잠시 중단됐지만 향후 논의가 다시 활발해져 회계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년공인회계사회가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 이사·감사위원도 처벌이 필요하다는 논평을 낸 것과 관련해 그는 “내부감사인과 외부감사인간 역할과 책임 분담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은 대우조선 판결을 두고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내부 징계를 보면 (외부감사인과) 다소 형평 문제가 있지 않나 한다”며 “1차 회계정보를 생산하고 내부 감사하는 사람과 외부에서 90일간 감사하는 사람과 책임을 묻는 데 원생산자보다 감사인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태를 유발한 내부 감사인보다 공인회계사법을 적용받는 외부감사인(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처벌이 컸다는 의미다. 회계사회는 내·외부감사인간 책임 분담을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하반기부터 공동 연구·세미나를 통해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취임 후 ‘회계가 바로 서야 경제가 바로 선다’를 주창해온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회계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회계 투명성이 낮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해 해외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며 “회계 투명성만 확보되면 경제 성장률은 2%포인트 높아지고 매년 일자리도 10만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회계 투명성에 대한 새 정부 인식이 확고함을 언급하면서 “대통령 선거 공약인 지정 감사인 확대 등과 관련해 회계 투명성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계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공인회계사 시험과목 변경 등 일정 부분 변화도 고민 중이다. 그는 “정보기술(IT)로 감사를 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오고 있는데 미래에 회계사가 되고자 하는 청년에게도 (공인회계사) 시험과목을 다르게 부여해야 하지 않나 한다”며 “윤리 기준이나 독립성 정의가 중요한 만큼 미래 회계사에게 이와 관련한 교육과 훈련도 필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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