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자, 국내 P2P투자 못해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기관투자자 P2P모델 ‘써티컷(30CUT)’을 선보인 비욘드플랫폼서비스는 금융당국의 엇갈린 해석으로 인해 국내에서 기관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써티컷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으로부터 ‘NH 30CUT론’의 대출약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금융당국 내 부서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상품 출시가 무산됐다.
P2P플랫폼에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금감원의 저축은행감독국과 보험감독국은 ‘예금담보제공’ 행위로 해석해 저축은행과 보험 기관의 투자를 불허했다. 또 자산운용국은 ‘대출’ 행위로 보고 자산운용사의 투자를 불허했으며, 여전감독국은 ‘투자’ 행위로 캐피탈사의 투자를 불허했다. 결국 국내 어떠한 기관투자자도 국내 P2P금융업체에 투자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국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P2P 플랫폼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기관투자자들이 있었다. 지난해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은 써티컷에 기관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또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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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2P금융 투자가 막힌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반대로 해외 P2P금융에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JB자산운용은 ‘US핀테크인컴펀드’를 통해 미국 P2P업체의 대출채권에 사실상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소상공인 대상 소액 대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다이렉트랜딩펀드’와 ‘프라임메르디안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美·英, 기관투자자의 P2P투자 활발
또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주관으로 미국 P2P업체들의 대출채권을 증권화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활성화시켰다.
다음달 하순 시행될 ‘P2P 대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개인의 투자 한도는 회사당 연간 1000만원으로 제한된다. 개인투자자만으로는 P2P금융시장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의 투자도 막힌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참여가 가능해지면 시장이 보다 성장하는 동시에 성숙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장은 “P2P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미국은 기관이 전체 투자 비중의 80%를 차지하면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기관의 참여가 허용되면 보다 건전한 방향으로 P2P 산업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