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재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담화문에는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 경제, 내수·수출 균형 경제 등 3대 전략에 각각 3개의 과제, 여기에 통일분야를 포함해 모두 10개의 핵심과제를 설정했다.
10개의 과제는 다시 25개의 세부과제로 구분된다. 그러나 기재부가 지난주 내놓은 계획안에는 3대 전략 외에 15개 핵심과제와 100대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세부과제가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청와대 등 부처 간 협의과정에서 대통령 담화문 형식으로 바뀌면서 발표자료도 대거 손질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정책 발표는 세부내용까지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경우가 많지만, 담화문은 시간제약 등으로 요점만 간추려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정책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정책과제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을 거래소에서 실질적으로 분리·운영하는 방안이나 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 등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제외됐다.
병행수입 활성화나 사교육비 경감 방안 등도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이미 정책 추진의사를 밝힌 사업이고, 5대 서비스 산업 활성화는 기존 서비스 대책의 틀에서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돼 빠졌다.
기재부는 박 대통령 담화문에서 제외된 실행 과제는 각 부처 차원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애초 계획안에 담겼던 내용이 대통령 담화문에서 빠졌다고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담화문 속에 담긴 정책들이 우선 추진하고 빠진 정책들은 중장기로 시행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과제에서 탈락한 만큼 추동력이 떨어지면서 용도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부처 간 이견 조율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가운데 3개년 계획안에 들어간 과제가 대통령 담화문에서 빠졌다면 추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