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도 리콜" 일본 '붉은 누룩' 비상.. 4명 사망

건강보조식품 원료로 사용된 ‘발효 효소 쌀’
신장질환으로 총 4명 사망..하루새 2명 늘어
화장품, 전통식품에도 사용하며 리콜 잇따라
  • 등록 2024-03-28 오후 3:20:34

    수정 2024-03-28 오후 7:25:05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일본 열도가 ‘붉은 누룩’에 비상이 걸렸다. 이 성분을 함유한 건강식품을 섭취한 소비자가 지금까지 총 4명 사망하고, 100명이 넘는 일본인이 입원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신무에 따르면 고바야시 제약 주식회사는 28일(현지시간) 주주총회를 열고 홍국(붉은 누룩·베니 코지)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건강식품을 섭취한 소비자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날 2명 사망에 이어 지금까지 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울러 28일 오전 현재 106명이 입원했다고 덧붙였다.

아키히로 고바야시 사장은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원인을 규명하겠다”며 사과했다.

자료사진=니혼게이자신문
고바야시 제약사가 밝힌 추가 사망자 2명 중 한 명은 2021년부터, 다른 한 명은 2022년부터 이 콜레스톨 관리를 위해 이 제품을 섭취해왔다.

회사측은 이 보충제 및 기타 제품에 사용된 홍국 성분 중 일부에 ‘예상치 못한 성분’이 포함돼 있어 건강상의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홍국 원료를 사용한 5종의 보충제는 모두 리콜했다고 덧붙였다. 이 약을 복용한 사람에겐 신장 질환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 보충제는 베니코지를 원료로 하고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표시가 붙은 기능성 식품이다. 일본에선 한자어 ‘홍국’으로 표기하는 이 베니코지는 찐 쌀에 곰팡이를 심고 발효시켜 만든 효모의 일종이다. 고대부터 동아시아에서 식용 색소로 사용됐다. 중국 고전 약학인 ‘약초의 책’에도 언급돼 있으며, 역사적으로 약재로 사용됐다.

일본에서 이 베니코지를 사용한 제품은 건강보조식품뿐이 아니다. 화장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노에비아’도 이 효모를 사용하고 있다. 회사측은 전날 ‘노에비아(Noevir) DHA & EPA’를 자발적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전통식품 제조하인 교토 야마로쿠와 교토 이치노덴도 지난 25일 일부 제품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발표했다. 190년 이상 사업을 해온 혼다 미소 본점도 된장과 간장 제품 리콜을 결정했다.

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전통 기업이자 콩과자를 제조 판매하고 있는 노포 기업 ‘마메후쿠’(나고야시)의 온라인 숍도 ‘베니코지 코우메’나 ‘에비시오 아몬드’ 등의 상품을 판매 목록에서 제외했다.

다카라 주조도 지난 23일 일본 사케 9만6000병을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형 식품회사인 기분푸드도 지난 24일 소금에 절인 오징어 제품 2종을, JR 나고야 다카시마야 등도 입점해 있는 콩과자 전문점 ‘마메후쿠’의 제품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같은 날 발표했다. 이 제품들은 모두 고바야시 제약의 베니코지 성분이 착색과 향료에 사용됐다. 다만 건강상 위험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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