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간 1만4000쌍 무료 결혼식…故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의 생애

  • 등록 2023-04-28 오후 2:09:00

    수정 2023-04-28 오후 2:34:57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55년간 무려 1만 4000쌍의 부부에게 무료 결혼식을 열어 준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55년간 1만4000쌍의 신혼부부에게 무료료 결혼식을 올려준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가 93세 나이로 별세했다. 사진은 백 대표와 부인 최필순씨. (사진=LG복지재단)
부인 최필순 씨는 이날 연합뉴스에 “남편이 지난해 4월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1년 투병 끝에 오늘 숨졌다”며 “아프지 않게 주무시듯이 가셨다”고 전했다.

고(故) 백남삼 씨는 20대부터 사진사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지난 1967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신신예식장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신혼부부에게 무료로 공간 사용료와 의복 대여비, 기념사진 등을 제공했다.

고인이 이같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2021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의 사연은 이러했다.

백 씨는 중앙대 교육학과에 입학했으나 집안 사업이 망하며 졸업을 1년 앞두고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가족들이 백씨를 두고 야반도주를 했고, 그는 길거리 사진기사 등을 하며 혼자 생계를 꾸려갔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캡처)
당시 백 씨가 사진을 찍고 받은 돈은 20원. 차곡차곡 돈을 모은 그는 신신예식장 건물을 사들였고 자신처럼 돈이 없어 결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결혼식을 열어주고 사진값만 받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19년 ‘헌신적인 사회봉사’로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 받은 후 사진값마저도 받지 않았다고. 2021년에는 LG 의인상을 받는 등 선행을 인정받았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월 14일 신신예식장을 찾았다.

그가 예식장을 운영한 것은 올해로 55년째로, 많은 신혼부부들이 거쳐 간 만큼 백 씨의 세월도 흘렀다.

그는 지난해 4월 뇌출혈로 쓰러져 요양병원에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쓰러진 후 예식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으나 그의 부인과 아들은 백 씨의 손때가 묻은 예식장을 닫을 수 없다며 계속 운영해왔다. 이들은 앞으로도 신혼부부들을 위해 예식장을 계속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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