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16시간 연속 근무하는 ‘더블듀티’가 일상이고, 쉬는 날 없이 6~7일 과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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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현장은 한계에 다다랐지만, 의료진의 희생만 강요한 채 방역완화를 고려하고 있는 정부의 방역지침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최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 5명 중 1명이 감염력을 보이고 있어 의료진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연대에 따르면 환자를 돌볼 간호사가 없어 병동을 폐쇄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서울 소재 병원에서 한 병동의 간호사 80%가 감염되어 인력이 부족하자 “병원 문 닫으면 월급을 어떻게 주느냐”며 병동을 닫지 않고 의료진에 코로나 검사를 받지 말라고까지 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정 간호사(의료연대본부 조직부장)는 “무증상일 경우 격리하지 말고 바로 출근하라는 경우도 있었다”며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와도 남아서 근무를 하게 하고, 추가 검사를 받지 못하게 해 보건소의 관리감독을 피해 개인 연차를 사용해 쉬고 오라고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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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도 의료공백 탓에 극심한 차별을 겪고 있다. 간병인이 돌보던 환자가 확진되면 함께 코호트 격리를 해 7일동안 격리병실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심지어 환자가 확진되면 감염 책임을 떠넘겨 받고, 간병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되려 치료비까지 요구받기도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는 문명순 서울희망간병분회장은 “서울대병원 간병인들은 확진되지 않은 이상 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을 수 없어 멀리 떨어진 보건소까지 가야 해 시간적 부담이 크다”며 “요양병원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린 나머지 환자가 확진되어도 격리하지 않고 다인실에 두거나 확진된 환자와 확진되지 않은 환자를 함께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장은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의료진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대처방안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방역 완화지침 중단 및 방역지침 준수 지원 강화 △민간병상 확보 △의료·돌봄 인력 확충 △환자 및 현장 인력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